철새 새끼가 부모 없이 먼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이유는 유전자에 각인된 생체 나침반과 비행 프로그램 덕분입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간단히 말해 유전자에 남서쪽으로 20일간 날아가라는 식의 비행 방향과 기간이 미리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또한 눈 망막의 크립토크롬 4 단백질이 빛과 반응해 지구 자기장을 시각적 명암 패턴으로 인지하고, 밤하늘 별자리가 회전하는 중심점인 북극을 본능적으로 감지해 방위를 설정합니다.
사실 DNA는 상세 지도가 아니라, 자기장 정보를 처리할 뇌의 전용 신경회로를 형성하는 레시피이며, 계절 변화로 호르몬이 분비되면 지정된 방향으로 날아가려는 강한 본능이 발동합니다.
실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는 철새 종을 교배하면, 새끼는 정확히 두 방향의 중간으로 비행합니다.
즉, 지도가 담긴 것은 아니지만, 자기장 선을 따라 특정 기간 동안 날아가라는 비유하자면 알고리즘 같은 형태가 유전적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