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식혜는 전통 발효 음료로 명절 때마다 먹는 고유 음료입니다. 식혜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엿기름 속 소화 효소가 밥의 녹말을 단맛을 내는 당으로 쪼개는 효소에 의한 당화 작용 때문입니다. 식혜는 미생물이 관여하는 발효가 아니라 효소가 물질을 분해하는 가수분해 과정이 핵심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보리 싹을 틔워 말린 엿기름에는 다량의 녹말 분해 효소가 들어 있습니다. 고두밥을 짓는 이유는 밥을 지을 때 가해진 열과 수분으로 인해 녹말의 결정 구조가 풀려 효소가 침투하기 가장 좋은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엿기름의 아밀레이스 효소는 녹말 분자 사이의 글리코시드 결합에 수분 분자를 넣어 결합을 끊어내고, 거대한 녹말 사슬이 끊어지면서 엿당과 포도당 같은 작은 단맛 분자로 쪼개집니다. 따라서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도 밥이 삭으면서 은은한 단맛이 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식혜를 밥통에서 삭힐 때 50~60°C 온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아밀레이스 효소가 가장 왕성하게 일하는 최적 온도이기 때문입니다. 40°C 이하에서는 효소 작용이 더뎌지고, 젖산균이나 효모 같은 미생물이 증식하여 밥을 쉰 상태로 만들어 버리고, 70°C를 넘어가면 효소 단백질 자체가 파괴되어 더 이상 밥이 삭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