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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꿈많던아이
분자요리는 왜 과학실험 같은 조리법을 요리에 접목시켰나요?
스페인의 엘불리 같은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분자요리가 화학적 원리를 요리에 적극 활용한다고 들었는데, 왜 이런 과학적 접근이 새로운 요리 예술로 발전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출발점은 요리가 왜 되는지를 아무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었어요. 1980년대에 물리학자 니콜라스 커티와 화학자 에르베 티스가 이 점을 지적했어요. 금성의 대기는 알면서 수플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른다는 커티의 말이 유명해요. 요리는 수천 년간 경험과 관습으로 전수됐고, 왜 그렇게 하는지는 대체로 설명되지 않았거든요. 두 사람이 조리 과정을 화학과 물리로 분석하기 시작한 게 분자미식학의 시작이에요.
이 지식이 주방에 들어오자 규칙이 깨졌어요. 예를 들어 단백질이 몇 도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알면 달걀을 63도로 한 시간 익혀 기존에 없던 질감을 만들 수 있어요. 해조류에서 얻은 알긴산이 칼슘과 만나면 표면에 얇은 막을 만든다는 걸 알면 액체를 구슬로 만들어 입에서 터지게 할 수 있고요. 레시틴으로 거품을 만들고 액체질소로 순간 냉각하고 증점제로 소스의 질감만 바꾸는 기법들이 다 원리 이해에서 나왔어요. 요리사가 재료를 다루는 방식이 조합에서 구조 설계로 넘어간 거예요.
예술로 발전한 건 여기에 다른 동기가 겹쳤기 때문이에요. 엘불리의 페란 아드리아가 겨울마다 문을 닫고 실험실에서 새 기법을 개발한 이유는 손님을 놀라게 하고 싶어서였어요. 익숙한 맛을 전혀 예상 못 한 형태로 내놓으면 먹는 사람이 먹는 행위 자체를 새로 경험해요. 올리브 모양인데 입에서 터지는 올리브 주스, 뜨거운 젤리, 연기가 피어오르는 접시 같은 것들이요. 요리가 배를 채우는 일에서 감각과 기억을 건드리는 경험으로 확장된 거고, 그게 미식이 예술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어요.
지금은 이 기법들이 특별하지 않아요. 카페의 질소 커피, 편의점 디저트의 매끈한 무스, 진공 저온조리한 삼겹살까지 일상에 스며들었어요. 분자요리라는 유행은 한 시대를 지났지만, 요리를 원리로 이해하는 태도는 남아서 지금 요리 학교의 기본 과정이 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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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된 답변안녕하세요. 김재훈 전문가입니다.
분자요리는 전통적인 조리법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던 한계를 넘어 식재료의 물리 화학적 변화 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조절하여 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20세기 후반 페란 아드리아가 이끈 엘불리 등의 셰프들은 액체 질소 구형화 겔화 같은 기술을 활용해 액체를 구슬 형태로 만들거나 기체 상태의 폼으로 변환하는 등 기존 요리의 형식을 파괴하는 시도를 펼쳤습니다. 이러한 과학적 접근은 익숙한 재료를 눈으로 보는 형태와 입안에서 느끼는 텍스처 사이의 갭을 통해 손님에게 강렬한 시각적 감각적 반전을 선사하는 미식 경험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분자요리는 미각을 넘어 시각 촉각 놀라움이라는 정서적 반응까지 디자인하는 현대 미식 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