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능력은 시각적 기억 부호화(visual encoding)가 매우 발달한 형태로, 일반적으로 사진기억(photographic memory) 또는 좀 더 정확한 학술 용어로는 직관상(eidetic imagery)에 가깝습니다.
직관상은 본 이미지나 정보를 시각적 형태로 그대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마치 사진을 꺼내보듯 회상하는 능력입니다. 쿠폰 번호처럼 숫자와 문자가 섞인 정보를 텍스트로 외우는 게 아니라 이미지로 저장해서 그대로 불러내는 방식이 전형적인 예시입니다. 이 능력 자체는 특이한 재능이지 병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신경과학적으로 보면, 이런 시각 기억 처리는 주로 후두엽(occipital lobe)의 시각 피질과 측두엽(temporal lobe)의 기억 저장 회로가 긴밀하게 연결될 때 강하게 나타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조현병 스펙트럼을 가진 분들 중 특정 인지 영역이 평균 이상으로 발달하는 경우가 보고되기도 했는데, 이른바 인지적 비균등성(cognitive unevenness)이라는 개념입니다.
복용 중이신 약물들, 특히 데파코트와 아빌리파이는 인지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 능력이 약물 복용 전후로 달라진 느낌이 있으신지 담당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께 한 번 이야기해보시는 것도 흥미로운 관찰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