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윤재필 변호사입니다.
세 가지를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탐문 단계에서 인적사항을 확인해 가는 것 자체는 위법한 절차가 아닙니다. 수사는 임의수사가 원칙이고(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강제처분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신고 내용이 범죄에 해당하는지, 관련된 사람이 누구인지를 먼저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성명이나 연락처를 묻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되지 않았더라도 사건관계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뒤집어 말하면 임의수사이므로 응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체포나 압수수색 같은 강제처분이 아닌 이상 인적사항 제공은 임의입니다. 특히 본인이 아닌 가족 전원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요구받으셨다면, 그 정보가 왜 필요한지, 가족들이 이 사건에서 어떤 지위인지를 물어보시고 답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는 법령에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처리할 수 있도록 별도로 규율되는 정보라, 이 부분은 확인해 두실 만합니다.
둘째, 신원조회에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공공기관이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공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18조 제2항 제7호). 그래서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수사에 필요한 범위'라는 한계는 있으므로,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가족까지 전부 조회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지구대 경찰관이 초동 조치를 하고 수사부서 형사가 다시 확인하는 경우도 실무상 드물지 않은데,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요구받으신다면 이미 제출했다는 점을 말씀하시면 됩니다.
셋째, 조회 결과를 신고인에게 전달하지는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취득한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사건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공무원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됩니다. 신고인이 받는 것은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에 관한 통지이지 상대방의 주민등록번호나 주소 같은 인적사항이 아닙니다. 신고인이 민사소송 등을 위해 상대방의 인적사항이 필요하다면 법원을 통한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실무적으로 확인해 두시면 좋을 것이 있습니다. 지금 선생님과 가족분들이 참고인인지 피의자인지, 그리고 어떤 혐의로 신고가 접수된 것인지입니다. 지위에 따라 조사 방식과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달라지고, 피의자로 입건된 경우에는 조사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지되어야 합니다. 담당 수사관과 사건번호를 확인해 두시면 이후 진행 상황을 문의하실 때도 도움이 됩니다.
오해에서 비롯된 신고라 하더라도 절차는 절차대로 진행되므로, 당시 상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시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준비입니다. 불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확인된 것은 경찰이 사건관계인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