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주석 변호사입니다.
형사재판에서 민사재판보다 훨씬 엄격한 증명기준인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을 요구하는 핵심 이유는 형사처벌이 가져오는 파급력의 차이와 인권 보장 때문입니다. 즉 형사재판의 경우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징역이나 금고와 같은 자유형, 사형과 같은 생명형, 혹은 막대한 벌금형이 부과되고, 평생 소위 '전과자'라는 신분적 불이익과 사회적 낙인이 따를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삶과 기본권을 근본적으로 박탈하는 중대한 결과가 됩니다. 반면 민사재판의 경우는 원칙적으로 개인 간의 권리관계나 금전적 손해배상 등 당사자간 다툼을 해결하는 절차입니다. 민사재판은 잘못된 판결이 나오더라도 돈이나 재산상의 손실로 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른 한편 형사소송은 강력한 수사권(압수·수색, 체포·구속, 감정 등)과 인력, 예산을 가진 국가가 무고할 수 있는 개인(피고인)을 상대로 공소를 제기하는 구조인데 이러한 압도적인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무고한 개인이 억울하게 처벌받는 것을 막기 위한 보호막으로서 엄격한 증명책임과 증명기준을 적용해야하는 것입니다. 형사법의 유명한 법언 중 하나가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인데 이는 국가가 범죄자를 처벌하여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이익(형벌권 행사)보다, 무고한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호해야한다는 가치가 우선한다는 결단이 반영되어 있습니다(물론 한 명의 억울한 죄인도 만들어서는 안되겠지만 열 명의 범인도 다 잡아야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법조인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