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조선백자의 푸른 문양을 내는 청화 안료는 고온의 가마 속에서 구워지면서 유약의 주성분인 규산염 유리질 격자 내부로 녹아들어 갑니다. 이 과정에서 코발트 산화물은 코발트 이온 상태로 변하여 주변의 산소 이온 4개에 둘러싸인 정사면체 배위 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결정장 이론에 따르면 자유 이온 상태에서 에너지가 같았던 코발트 이온의 d오비탈은 주변 산소 이온들의 정전기적 반발력에 의해 두 가지 에너지 준위로 갈라집니다. 정사면체 구조에서는 구조적 특성상 오비탈 사이 방향으로 리간드가 접근하므로, 에너지 오비탈들의 반발력 차이에 의해 상하부 준위가 형성되며 이 사이의 간격을 사면체 결정장 갈라짐 에너지라고 부릅니다.
이 갈라짐 에너지는 가시광선 영역 중에서 노란색과 붉은색 계열의 파장이 가진 에너지 크기와 일치합니다. 이에 따라 백색광이 유약을 통과할 때 낮은 준위에 있던 전자가 높은 준위로 전이하면서 노란색과 붉은색 파장의 빛을 집중적으로 흡수하게 됩니다. 결국 이 파장들이 유약에 흡수되어 사라지고, 흡수되지 않은 채 반사 및 투과되어 우리 눈에 도달하는 빛은 이들의 보색 관계에 있는 선명하고 깊은 파란색 파장만 남게 되므로 백자 위에 푸른빛이 나타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