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온도가 오르는 걸 어떻게 감지해서 개화 시기를 조절하나요?

봄이 되면 여러 식물이 거의 동시에 꽃을 피우는데, 신경계도 없는 식물이 어떻게 온도 변화를 감지해서 개화 시기를 맞추는 건지 궁금합니다.

5개의 답변이 있어요!

  • 식물은 세포막의 유동성 변화와 세포 내 단백질의 구조적 변형을 통해 온도를 직접 감지하여 개화 시기를 조절합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세포막이 부드러워지면서 칼슘 이온 채널이 열려 내부로 칼슘이 들어오고, 피토크롬 B라는 광수용체 단백질이 비활성화 상태로 빠르게 전환되어 온도 변화 신호를 세포 내로 전달합니다. 이 신호 전달 과정에서 개화 촉진 유전자인 FT 유전자의 발현이 유도되고, 생성된 FT 단백질이 줄기 끝의 생장점으로 이동하여 꽃눈 형성을 유도하는 전사 인자들을 활성화함으로써 개화가 이루어집니다.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기억상실은공식인가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먼저, 식물은 신경계가 없지만 세포 내부의 특수 단백질과 광수용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통해 기온 변화를 미세하게 감지하고 개화 시기를 조절하고 있답니다.

    온도가 오르면 세포 안의 수용체 단백질 구조가 변하면서 개화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성장 호르몬을 분비시켜 봄철 적절한 시기에 맞춰 꽃을 피우게 된답니다.

    ■ 광수용체 피토크롬을 통한 분자 수준의 온도 감지

    식물이 온도를 인지하는 핵심 장치 중 하나는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인 피토크롬 B(Phytochrome B)입니다. 피토크롬 B는 원래 빛의 양과 파장을 감지하는 광수용체이지만, 온도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온도계 역할도 함께 수행하거든요. 기온이 낮을 때는 피토크롬 B가 활성 상태를 오래 유지하여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고 개화를 막아두지요. 하지만 봄이 되어 온도가 상승하면 피토크롬 B의 구조가 비활성 상태로 빠르게 전환됩니다. 이 과정에서 억제되어 있던 개화 촉진 유전자들이 빗장이 풀리듯 활성화되면서 식물은 기온이 올랐음을 분자 수준에서 인식하게 된답니다.

    ■ 개화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와 FT 단백질의 이동

    온도 상승 신호는 개화를 총괄하는 핵심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는 과정으로 이어지는데요. 기온이 높아지면 식물 잎에서는 개화 촉진 유전자인 FT(Flowering Locus T) 유전자의 발현량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이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FT 단백질은 식물학계에서 흔히 화성소(꽃 피우는 호르몬)라 불리는데, 잎에서 합성된 FT 단백질은 식물의 수분과 영양분이 이동하는 통로인 체관을 따라 꽃이 피어날 줄기 끝 줄기초상분열조직으로 이동합니다. 줄기 끝에 도달한 FT 단백질은 꽃눈을 만드는 유전자들을 연속적으로 자극하여 잎이나 줄기가 자라던 조직을 꽃봉오리로 변환시킨답니다.

    ■ 춘화처리(저온 자극) 경험을 통한 계절 인식

    식물은 단순히 따뜻해진 온도만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겨울 동안 추위를 충분히 겪었는지 기억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를 춘화작용(Vernalization)이라고 부릅니다. 가을이나 겨울에 일시적으로 기온이 오른다고 해서 무작정 꽃을 피우면 한파로 인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식물은 겨울철 일정 기간 이상 지속적인 저온 노출을 겪어야만 개화 준비를 마칩니다. 겨울철 추위가 지속되는 동안 개화를 억제하는 유전자(FLC 유전자 등)의 작용이 점차 억제되고, 이후 따뜻한 봄 온도가 찾아왔을 때 비로소 개화 반응이 작동하도록 이중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답니다.

    ■ 기후 변화에 따른 식물 개화 시기의 변화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평균 기온 상승은 식물의 온도 감지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개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데요. 국내외 기상 및 생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간 봄철 평균 기온이 지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대표적인 봄 꽃들의 개화 시기가 과거 대비 수일에서 일주일 이상 빨라졌습니다. 식물의 정밀한 온도 감지 시스템이 기후 변화에 반응하여 개화 타임라인을 앞당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이지요.

    정리하자면,

    식물은 신경계가 없는 대신 피토크롬 B 같은 광수용체 단백질의 구조 변화로 온도를 감지하고, 저온을 견딘 춘화처리 과정을 거친 후 온도가 오르면 잎에서 FT 단백질을 만들어 줄기 끝으로 보내 꽃눈을 형성함으로써 정확한 개화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랍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식물은 신경계 대신 온도수용체 역할을 하는 단백질과 유전자 조절 시스템으로 계절 변화를 감지합니다 .기온이 일정기간 올라가면 세포 내 신호가 바뀌고, 개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조절되어 꽃눈 형성이 촉진됩니다. 또한 온도뿐 아니라 일조시간, 수분, 영양상태도 함께 판단하므로 봄에 비슷한 시기에 꽂이 피는 것입니다.

  • 안녕하세요. 식물은 신경계나 뇌가 없지만, 세포 안의 분자 센서와 유전자 조절 시스템을 이용해 온도 변화를 감지하고 그 정보를 식물 전체의 생장 프로그램에 반영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애기장대인데요, 식물 세포에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단백질과 RNA가 존재합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단백질의 구조나 안정성, RNA의 접힘 상태, 세포막의 물성이 변하고, 이러한 변화가 연쇄적으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킵니다. 즉, 식물에게 온도는 일종의 화학적 신호로 변환됩니다. 이때 특히 중요한 것이 FT라는 개화 촉진 유전자인데요, 잎에서 환경 조건이 개화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FT의 발현이 증가하고, FT 단백질은 식물의 체관을 통해 생장점으로 이동합니다. 생장점에 도착한 FT는 다른 전사인자들과 함께 작용하여 생장점의 운명을 잎을 만드는 상태에서 꽃을 만드는 상태로 전환시킵니다. 온도 감지는 이 과정에 여러 방식으로 들어가는데요, 예를 들어 일부 식물에서는 따뜻한 온도가 PIF 계열 전사인자의 활성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개화와 줄기 신장에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과정은 온도에 따른 염색질과 RNA 조절의 변화입니다. 따라서 온도 센서 하나가 온도계를 읽는다기보다는 수많은 분자 반응이 온도 변화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면서 최종적으로 개화 여부를 결정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또한 일부 식물은 저온을 일정 기간 경험해야 개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춘화라고 하는데요, 겨울 동안 낮은 온도를 경험하면 특정 유전자의 억제가 유지되다가 봄이 되면서 그 억제가 풀리고 개화 프로그램이 활성화됩니다. 겨울밀이나 일부 두해살이 식물이 대표적입니다. 이것은 식물이 단순히 현재 온도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어떤 온도를 얼마나 오랫동안 경험했는지까지 기억한다는 뜻입니다. 즉 봄에 여러 식물이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것은 온도 변화 → 온도에 민감한 단백질, RNA, 세포막 등의 변화 → 유전자 발현 변화 + 일장 신호와 통합 → FT 등의 개화 신호 증가 → 생장점으로 신호 이동 → 꽃눈 형성의 시스템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식물은 신경계 대신 피토크롬B(phyB)와 ELF3 같은 단백질을 '분자 온도계'로 사용합니다.

    빛을 흡수해 활성화된 비토크롬B단백질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래서 온도가 상승해 피토크롬B가 비활성화되면, 억제되어 있던 PIF4 전사 인자가 풀려나 개화 유전자를 작동시킵니다.

    또 일주기 시계를 조절하는 ELF3 단백질은 따뜻해지면 서로 응집해 뭉치면서 개화 억제 기능을 잃습니다.

    그리고 온도 센서들이 봄을 감지하면 잎에서 개화 호르몬인 FT단백질이 합성되고, FT단백질이 체관을 타고 줄기 끝 분열조직으로 이동하여 잎 대신 꽃을 만들도록 명령합니다.

    그리고 식물은 상승한 온도뿐만 아니라 길어진 낮 시간인 광주기을 함께 측정하는데, 겨울이 지난 후, 적절한 온도와 낮 길이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일제히 개화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