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곤란한 상황에 처하셨네요. 살면서 이런 사람이 한 두번씩은 꼭 다가오게 되는데 이 때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처를 잘해야 합니다. 남에게 착하게 대하려고 마음을 먹는 것도 좋지만 결국 인생은 자신의 경계를 인식하고 잘 지켜낼 줄 알아야 건강하게 살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니다.
상대방의 행동은 대인관계에서 경계선을 침범하는 동시에 통제와 의존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습니다. 집이 가까운 데도 남의 카드를 요구하고 양말을 바꿔 신자는 등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그러한 심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친구의 심리적 경계선은 붕괴되었으며 타인의 것과 자신의 것을 구분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쉬운 말로 친구는 질문자님을 독립적인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확장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마치 어린아이처럼 우리는 서로 친구이니 네 것은 내 것이나 똑같다는 심리를 품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양말을 바꿔신고 남의 물건을 집으로 가져가는 등 왜곡된 애착의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시각에서, 친구는 질문자님에 대해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상대방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심리입니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어거지를 쓰며 네 집이 조금 더 가까우니 네가 희생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며 그것을 허용받을 때 질문자님에게서 자신의 특권과 통제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질문자님이 거절을 수차례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떼를 쓰며 결국 카드를 받아낸 것은 질문자님을 지치게 만들어 자기의 뜻을 관철시키는 일종의 테스트입니다. 친구라는 사람은 질문자님에 대해 "얘는 조금만 버티고 조르면 내 말을 듣게 된다"는 통제권에 대한 학습이 이미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이어서 친구가 질문자님의 샤프를 굳이 집에 가져가서 쓰고 일주일에 세 번씩 물건을 집으로 가져가는 행동은 심리학에서 '전리품 획득'이자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심리를 드러냅니다. 질문자님의 물건을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무의식적으로 우월감을 확인받고 질문자님에 대해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친구는 평소 돈 문제도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는 직접적으로 표현하자면 질문자님을 호구로 보고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님은 친구니까 좀 그럴수 있지 않나 생각할지 모르지만 바로 그 지점이 친구라는 사람이 본능적으로 노리며 착취를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물론 친구는 이것을 이성적으로 계획하여 착취를 하려고 하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 친구의 본능이 자신보다 약한 자를 탐색하고 지배하며 착취하는데 직관적으로 특화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부디 이러한 심리를 이해하고 그냥 넘어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질문자님의 성향상 두루 모나지 않게 잘 지내고 싶어하고 부조리한 일에도 자신을 희생하여 안정을 찾으려 하겠지만 그 또한 미성숙하고 잘못된 태도입니다. 우선은 자기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 태도이며 이후에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루게 되면 가족 전체에 피해를 줄 수도 있는 태도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거절을 분명하게 표시해야 합니다. 그동안 안 된다고 친구에게 설득을 한 정황을 발견할 수 있는데, 지금의 상황은 설득과 이해를 통해 상태방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친구는 처음부터 논리와 이성,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이 질문자님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있고 집요하게 약한 마음을 파고들어 통제과 착취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설득하려하지 말고 단호하게 "안 된다"는 말로 거절하시길 바랍니다. 포인트는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고 남의 것은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데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심리적, 물리적 경계선을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이후에 친구가 어떠한 떼를 쓰고 설득을 하려고 하든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필기구나 양말 등의 물건을 빌려주는 일도 당장 그만 두어야 합니다. 남의 카드와 소유물 등을 빌려간다는 명목으로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데 가져가는 것은 명의도용의 위험과 절도와 같은 행동입니다. 이것을 단호히 거절하기 껄끄럽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은 질문자님 스스로에게도 스트레스이겠지만 친구를 미래에 잠재적 범죄자로 이끌어갈 트리거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세요.
이러한 대처로 친구가 질문자님을 배척하고 친구 관계가 끊어지며 뒤에서 욕을 먹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씀드리면 말은 친구인데 하는 행동은 착취자에 불과한 관계입니다. 건강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모두에게 칭찬받는 자가 아닙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다면 상대방과 얼마든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건강합니다. 불편함과 하기 싫은 마음을 그대로 "네 행동은 나에게 불편하다", "나는 그것을 하기 싫다"고 정확히 말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은 솔직하게 하고싶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건강합니다. 질문자님이 처한 현재 공간과 인간 관계가 질문자님의 모든 것도 아니고 앞으로 살아가며 얼마든지 변하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불편한 관계도 감당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