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준영 공인중개사입니다.
가계약서나 본계약서에 흔히 기재되는 "현 상태 그대로의 인수(승계)" 조항은 주로 주택의 물리적인 파손이나 내부 시설물의 상태를 의미하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풍과 일조권'은 이 조항의 보호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매수자 입장에서 불안하실 수 있는 부분을 법리와 실무 관점에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현 상태 승계"의 법적 범위
이 조항은 주로 눈에 보이는 하자(벽지 훼손, 문고리 고장 등)나 내부 시설물에 대해 나중에 수리비를 청구하지 못하게 하려는 매도인의 방어 기제입니다.
2. 매도인의 '설명의무'와 '담보책임'
"현 상태 승계"라는 특약이 있더라도, 매도인은 중대한 하자나 환경적 결함을 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고지 의무 위반: 만약 아파트 바로 앞에 곧 높은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라 일조권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매도인이 알고도 숨겼다면, 이는 '신의칙상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계약 해제나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담보책임 면제 특약의 한계: "담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특약을 넣었어도, 매도인이 알고도 알리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584조).
3. "통풍과 일조권"에 대한 실무적 해석
일조권과 통풍은 매수인이 현장 방문 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현황'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바람이 덜 통하는 것 같다"거나 "생각보다 해가 안 든다"는 주관적인 불만은 "현 상태 승계" 조항에 묶여 매도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다만, 허위 정보(예: 하루 종일 해가 잘 든다고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앞동에 완전히 가려진 경우 등)를 제공받았다면 이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현 상태 승계" 조항이 있다고 해서 일조권 침해라는 중대한 환경 결함까지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단순히 주관적인 느낌 차이라면 특약에 의해 매수인이 수용해야 할 확률이 높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본계약서를 쓰실 때 "단지 인근에 일조 및 조망을 저해하는 신축 공사 계획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식의 확인 문구를 넣거나,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상의 '일조량' 항목이 정확히 체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