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의 조합이 꽤 특징적입니다. 새끼손가락의 저림과 마비감, 기상 직후 굴곡 제한, 그리고 굽힐 때 걸리는 느낌이 동시에 있다는 것은 두 가지 문제가 겹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첫 번째는 척골신경(Ulnar nerve) 포착입니다. 새끼손가락과 약지 절반의 저림·마비감은 척골신경 분포 영역과 정확히 일치하며, 수면 중 팔꿈치가 굴곡된 자세로 오래 있으면 주관(팔꿈치 안쪽 신경 통로)에서 신경이 눌려 증상이 악화됩니다. 자다가 마비감으로 깬다는 것도 이 기전과 맞습니다. 팔꿈치 내측을 가볍게 두드렸을 때 손가락 쪽으로 찌릿한 느낌이 퍼진다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두 번째는 방아쇠 손가락(Trigger finger, 협착성 건초염)입니다. 굽힐 때 특정 지점에서 걸리다가 끊어지듯 넘어가는 양상은 굴곡건(Flexor tendon)이 활차(Pulley) 부위에서 걸리는 전형적인 소견입니다. 기상 직후 뻣뻣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풀리는 것도 방아쇠 손가락의 흔한 경과입니다.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므로, 정형외과 또는 신경과에서 진찰을 받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척골신경 문제가 의심된다면 신경전도검사(Nerve conduction study)로 압박 위치와 정도를 확인할 수 있고, 방아쇠 손가락은 초음파 검사로 건의 비후와 활차 부위 협착을 확인합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며, 방아쇠 손가락의 경우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로 상당수에서 호전되고, 척골신경 압박은 야간 팔꿈치 신전 보조기 착용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달째 지속되고 있고 수면을 방해할 정도라면 자연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진단을 먼저 받으시는 것이 적절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