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작용하기는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화면 빛보다 보시는 내용 쪽 영향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블루라이트 이야기부터 하면 원리 자체는 맞습니다. 눈에는 사물을 보는 세포 말고도 밝기를 감지해 생체시계에 알려주는 별도의 세포가 있어서, 파란빛을 받으면 잠을 부르는 호르몬 분비가 줄어듭니다.
문제는 스마트폰 화면이 그러기엔 너무 어둡다는 점입니다. 호르몬 분비가 눈에 띄게 억제되려면 상당히 밝은 빛이 필요한데 스마트폰 밝기는 그 기준에 한참 못 미칩니다. 오히려 방 천장등이 훨씬 밝습니다.
실제로 야간 모드를 켜고 자게 한 실험들에서 수면의 질이 의미 있게 좋아지지 않는다는 결과가 여러 번 나왔습니다. 이 기능이 나쁜 건 아니고 눈의 피로에는 도움이 되지만, 잠드는 데는 기대하시는 만큼의 효과가 없습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냐면 보시는 내용입니다. 짧은 영상이나 피드는 다음에 뭐가 나올지 모르게 설계되어 있는데, 이 예측 불가능함이 뇌의 보상 회로를 계속 자극합니다. 다음 게 궁금해서 손가락이 멈추질 않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이런 콘텐츠에는 끝이 없습니다. 책은 한 장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멈출 지점이 오는데, 스크롤은 아무리 내려도 바닥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만둘 계기 자체가 생기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해법도 밝기를 낮추는 쪽이 아니라 끝나는 지점을 만드는 쪽이어야 합니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가장 확실한 건 폰을 침대에서 멀리 두는 것입니다. 손이 닿지 않는 곳, 가능하면 다른 방에 두시고 알람은 따로 알람시계를 쓰세요. 손 닿는 거리에 있으면 의지만으로 참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는 것도 의외로 효과가 큽니다. 아이폰은 손쉬운 사용에서, 안드로이드는 디지털 웰빙에서 설정할 수 있는데 색이 빠지면 영상이나 피드가 눈에 띄게 재미없어집니다. 취침 시간에 자동으로 흑백이 되도록 예약해 두시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밤이 아니라 낮에 하실 일이 하나 있습니다. 아침이나 낮에 바깥 햇빛을 20분 정도 쬐시면 생체시계가 앞당겨져서 밤에 자연스럽게 졸음이 찾아옵니다. 사실 밤에 무언가를 참는 것보다 이쪽이 효과가 더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