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취업 문제 자체보다도 "나는 남자친구에게 짐이 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인 것 같습니다.
우선, 남자친구분의 행동을 보면 적어도 현재는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힘내보자", "같이 찾아보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문제를 보고 도망가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해결하려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다만 9년이라는 시간은 누구라도 지치게 만듭니다. 특히 실명이나 시야 문제처럼 본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조건이 있다면 더욱 그렇고요. 그래서 지금 느끼는 무기력감이나 불안감 자체는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한편으로는 결혼 문제와 취업 문제를 조금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도 있습니다.
취업이 안 되는 것 =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것
수입이 적은 것 = 결혼할 수 없는 것
이 두 가지는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실제로 결혼 생활에서는 돈도 중요하지만,
서로를 존중하는지
힘든 상황에서 함께 버티는지
미래를 같이 설계할 수 있는지
를 더 중요하게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지금은 "무슨 일을 할까?"보다 "시야 문제를 고려했을 때 지속 가능한 직업군이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장애인 재택근무 채용
공공기관 장애인 고용 전형
전화상담·고객응대 직무
온라인 강의·동화구연 콘텐츠 제작
라디오 방송 관련 음성 콘텐츠
음성 녹음, 내레이션 업무
처럼 시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를 탐색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라디오 방송도 당장 성장 속도가 느리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생계"로 보기보다 "장기 프로젝트"로 두고, 생활비를 만들 수 있는 다른 경로를 병행하는 편이 부담이 덜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글에서 보이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오랫동안 결과가 나오지 않아 지쳐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남자친구분이 정말 싫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무직 상태 자체라기보다, 혼자 괴로워하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벽을 쌓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미안한 마음, 불안한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관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0세는 인생이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매우 이른 나이입니다. 다만 혼자 끌어안고 버티기에는 너무 무거운 고민일 수 있으니, 취업 방향과 재택 가능 직무를 현재 시야 상태에 맞춰 다시 정리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내가 왜 안 되는가"보다 "내 조건에서 가능한 길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