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이 겨울이 되면 추위를 이기기 위해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한 가지로 버티는 생존 전략은 어떻게 진화한 것일까요

낙엽수들은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 잎으로 가던 영양분의 통로를 스스로 차단하고 잎을 노랗게 물들인 뒤 바닥으로 떨궈내며 겨울잠을 준비하잖아요. 추운 겨울철에는 뿌리에서 물을 빨아올리기도 힘들고 얼어 죽기 쉬우니 차라리 잎을 모두 포기하는 것이 에너지를 아끼고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는 것을 식물이 어떻게 스스로 판단하는지 궁금합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식물에게는 뇌나 의식이 없지만, 수억 년의 진화을 통해 프로그래밍된 생체 시스템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식물은 잎 속의 피토크롬 수용체로 밤의 길이가 길어지는 일조 시간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며 계절의 변화를 인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성장 호르몬인 옥신은 줄고, 노화 호르몬인 에틸렌과 앱시스산이 증가합니다.

    그럼 노화 호르몬 영향으로 잎자루와 가지 사이에 떨기층이 생겨 수분과 영양 통로를 차단하고, 통로가 막히며 녹색 엽록소가 파괴되고, 남은 영양분은 줄기와 뿌리로 회수합니다.

    엽록소가 사라지며 노란색과 붉은색 색소가 드러나고, 영양 회수가 끝난 후 약해진 떨기층 세포벽이 분해되어 바람에 잎이 떨어져 나가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잎을 버림으로써 겨울철 증산 작용으로 인한 수분 손실과 결빙으로 인한 세포 파괴를 막는 것으로 식물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유전적 자동 반응 시스템이 계절에 맞게 작동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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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식물이 겨울이 되면 잎을 떨어뜨리는 것은 식물이 의식적으로 판단해서 내리는 선택이라기보다, 오랜 진화 과정에서 환경 변화에 맞춰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생리적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낙엽수는 가을이 되어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이러한 변화를 감지합니다.

    그러면 식물 내부의 호르몬과 유전자 활동이 달라지면서 잎과 줄기 사이에 ‘떨켜’라는 분리층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과정에서 잎으로 이동하던 물과 영양분의 흐름이 점차 차단되고, 잎에 남아 있던 질소나 인과 같은 영양분은 줄기와 뿌리로 다시 회수됩니다. 이후 잎의 엽록소가 분해되면서 초록색이 사라지고 노란색이나 붉은색이 나타나며, 결국 잎은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전략은 겨울철 식물의 생존에 여러 가지 이점을 줍니다.

    우선 겨울에는 기온이 낮아 뿌리가 물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렵고, 잎에서는 계속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에 잎을 유지할수록 수분 손실의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눈이 쌓이면 잎이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지가 부러질 수도 있는데요, 따라서 광합성을 거의 할 수 없는 겨울에 잎을 유지하는 것보다, 잎을 떨어뜨리고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편이 유리했던 것입니다. 반대로 상록수는 추위와 건조에 견딜 수 있도록 잎을 두껍고 단단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적응했습니다. 즉 낙엽은 식물이 겨울이 온 것을 판단해서 내리는 결정이 아니라, 계절 변화라는 신호에 반응하는 유전적·생리적 시스템이 자연선택을 통해 형성된 결과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낙엽수는 추위를 '판단' 한다기보다 낮 길이 감소와 기온 하강을 감지해 호르몬 신호가 변하면서 잎자루에 이층이 형성되고 잎을 떨어뜨립니다. 잎을 버리면 수분 손실과 동결 피해를 줄이고 겨울동안 에너지를 아낄 수 있어, 이런 특성이 자연선택을 통해 유지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