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핵분열과 핵융합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물리적 원리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원자폭탄이 사용하는 핵분열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처럼 무거운 원자핵에 중성자가 충돌하여 두 개의 가벼운 원소로 쪼개지는 현상입니다. 이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이 거대한 에너지로 전환되며 연속적인 연쇄 반응이 일어납니다. 반면 수소폭탄의 핵심인 핵융합은 중수소와 삼중수소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고온과 고압 환경에서 결합하여 더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이는 태양이 에너지를 생성하는 원리와 같습니다.
수소폭탄이 기존 원자폭탄보다 압도적으로 강력한 이유는 두 현상을 결합한 다단계 구조에 있습니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원자핵 간의 밀어내는 힘을 이겨내야 하므로 수천만 도 이상의 초고온이 필요한데, 지구상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수소폭탄 내부의 기폭제로 원자폭탄을 먼저 터뜨립니다. 즉 원자폭탄의 폭발력을 성냥처럼 사용하여 핵융합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더 나아가 수소폭탄은 핵융합 과정에서 방출되는 엄청난 양의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외벽의 우라늄을 다시 한번 강제로 분열시킵니다. 이처럼 핵분열로 시작해 핵융합을 거쳐 다시 대규모 핵분열로 이어지는 증폭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위력의 한계가 사라집니다. 원자폭탄은 핵물질이 일정량 이상 모이면 스스로 붕괴하므로 크기를 무한히 키울 수 없지만, 수소폭탄은 연료를 추가하는 만큼 파괴력을 높일 수 있어 원자폭탄의 수백 배에서 수천 배에 달하는 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