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모님 아래서 태어난 형제인데, 왜 생김새나 체질이 이렇게 다른 걸까요?

안녕하세요.

형이랑 저는 같은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는데도 키, 체질, 심지어 성격까지 너무 다릅니다. 부모님의 유전자를 절반씩 물려받는다면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할 것 같은데, 생물학적으로 형제간에 이렇게 큰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유전자 조합의 경우의 수가 그렇게 많은 건가요?

감사합니다.

4개의 답변이 있어요!

  • 부모님이 같아도 형제간 차이가 큰 이유는 유전적 조합의 가짓수가 무한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질 때 교차 현상을 통해 부모의 유전자가 무작위로 섞이며 세상에 하나뿐인 조합이 탄생하게 되죠.

    또한, 23쌍의 염색체 중 어느 쪽을 물려받을지 결정되는 '독립의 법칙'에 의해 한 부모 밑에서 나올 수 있는 유전자 조합은 이론상 계산으로도 무려 70조 개 이상입니다

    여기에 성장 환경에 따라 특정 유전자의 발현 여부가 달라지는 '후성유전학'적 요인까지 더해지면 그 가능성은 더 많아지게 됩니다.

    결국 형제는 같은 재료를 쓰지만, 설계도와 완성 과정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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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형제간 형질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감수 분열 과정에서 일어나는 유전자의 무작위 배열과 교차 현상 때문입니다. 부모는 각각 이십삼 쌍의 염색체를 보유하며 정자와 난자가 형성될 때 상동 염색체가 무작위로 분리되어 이의 이십삼 승인 팔백삼십팔만 팔천육백여 가지의 유전적 조합이 생성됩니다. 여기에 염색체 조각이 서로 교환되는 교차 현상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발생하여 같은 부모 아래서도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할 확률은 희박합니다. 또한 특정 유전자가 발현되는 방식인 후성 유전적 요인과 성장 과정에서의 환경적 차이가 결합하면서 체질과 성격 같은 복합 형질에서 확연한 개별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 반갑습니다, 질문자님. 이중철 과학기술전문가입니다.

    이번에는 유전 관련 질문을 주셨군요. 내용 잘 읽어보았습니다. 유전 관련 단골 질문 주제이기도 하지요. 과거 다른 분에게 쌍둥이 관련 답변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형제 또한, 비슷한 결로 설명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부모님께 유전자를 절반씩 물려받았음에도 형제간에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는 단순히 유전자를 반반 섞는 개념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무작위적 재조합'의 경우의 수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방대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럼, 구체적인 이유를 크게 핵심만 세 가지로 짚어서 답변 드릴게요.

    ​1. 감수 분열 시 '유전자의 무작위 배열'

    ​부모님이 자녀에게 줄 정자와 난자를 만들 때(감수 분열), 부모님이 가진 23쌍의 염색체는 무작위로 섞여서 들어갑니다.

    • ​참고로, 사람의 염색체는 '23쌍(46개)'입니다.

    • ​이 중 한 쌍에서 어느 쪽 염색체를 물려줄지의 경우의 수는 '2¹' 입니다.

    • ​전체 23쌍에 대해 계산하면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생식 세포의 조합은 '2²³ (약 838만 개)'에 달합니다.

    즉, 정자 하나와 난자 하나가 만날 때 발생할 수 있는 단순 조합 계산만 살펴 보더라도 '2²³ × 2²³' 으로,

    벌써, 약 70조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유전자 조합이 가능합니다. 같은 부모 아래서도 이론적으로 약 70조 명의 서로 다른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말 놀랍지 않으신가요?

    2. 염색체 간의 교차

    ​단순히, 통째로 염색체를 선택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감수 분열 과정에서 엄마의 염색체와 아빠의 염색체가 서로 붙어 유전 정보의 일부를 교환하는 '교차' 현상도 일어납니다.

    • ​이 '교차' 과정을 통해 부모님이 가진 유전자가 다시 한번 더 뒤섞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새로운 형태의 염색체가 만들어집니다.

    • ​이 때문에 형제는 같은 부모의 유전자를 공유하지만, 그 구성 성분은 마치 '퍼즐 조각'을 다시 섞어 맞춘 것처럼 달라지게 됩니다.

    3. 유전자의 발현과 환경적 요인

    ​게다가 모든 유전자가 겉모습(형질)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유전자는 활성화되고 어떤 유전자는 잠재되어 있는데, 이를 '유전자 발현'이라고 합니다.

    • ​우성과 열성: 부모님이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가 특정 자녀에게만 물려줄 경우, 부모님과도 다르고 형제와도 다른 특징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후성 유전학: 태내 환경이나 성장 과정에서의 식습관, 운동,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이 유전자가 작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어 체질과 성격의 차이를 더 벌리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형제는 같은 재료(부모님의 유전자)를 사용하지만, 재료를 섞는 방식(재조합)과 조리법(발현 및 환경)이 매번 다르기 때문에 결과물인 '나'와 '형'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고유한 존재가 되는 것이랍니다.

    요즘 주변에서 소중한 형제간에 우애가 상해서 갈 때까지 가는 모습들을 접하면, 무척 안타깝기도 합니다.

    모쪼록, 질문자님께서는 약 70조 분의 1이라는 엄청난 확률을 뚫고 태어나서 인연을 맺게된 형제들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서, 오래도록 돈독한 우애 유지하시기를 응원드립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김민구 전문가입니다.

    유전자 조합의 경우의 수가 어마어마해요

    부모님 각각 23쌍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요.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질 때 이 염색체들이 무작위로 섞이는데, 가능한 조합이 약 8백만 가지예요.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조합까지 합하면 이론적으로 70조 가지 이상의 다른 아이가 나올 수 있어요. 70조는 지구 역사상 살았던 모든 인간의 수보다 훨씬 많은 숫자예요.

    특히 교차(crossing over)가 다양성을 더 폭발적으로 늘려요. 염색체가 섞일 때 단순히 통째로 섞이는 게 아니에요. 같은 쌍의 염색체끼리 특정 구간을 서로 맞바꾸는 교차 현상이 일어나요. 이게 매번 다른 위치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유전자 조합이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워져요. 형과 나는 같은 부모님의 자녀지만 유전자 조합이 완전히 다른 사람인 거예요.

    절반씩 물려받는다는 게 같은 절반이 아니에요. 부모님 유전자를 각각 절반 받는 건 맞아요. 그런데 어느 절반을 받느냐가 매번 달라요. 아버지 유전자 중 어떤 부분을 받았느냐, 어머니 유전자 중 어떤 부분을 받았느냐가 형과 나 사이에 완전히 다르게 결정된 거예요. 같은 레시피 책에서 완전히 다른 페이지를 펼쳐서 요리한 것과 같아요.

    유전자 발현 방식도 달라요.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어떤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느냐가 사람마다 달라요. 태아 때의 환경, 출생 순서, 성장 과정에서 겪은 경험이 유전자 발현 패턴을 다르게 만들어요. 이걸 후성유전학이라고 하는데, 같은 악보를 가지고 있어도 어떤 음을 강하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음악이 나오는 것과 같아요.

    성격 차이도 같은 이유예요. 성격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수백 개예요. 세로토닌 수용체, 도파민 조절 유전자 등이 각자 어떤 조합으로 발현되느냐에 따라 기질과 성격이 달라져요. 여기에 자라면서 받은 서로 다른 경험이 더해지면 같은 집에서 자랐어도 성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요. 첫째와 둘째는 부모님의 양육 방식도 미묘하게 다르고 또래 관계도 달라서 환경 자체가 이미 다른 거예요.

    결론적으로 형제가 비슷하지 않은 건 유전의 실패가 아니라 유전의 정상적인 결과예요. 오히려 일란성 쌍둥이처럼 완전히 같은 유전자를 가진 경우가 생물학적으로 훨씬 특수한 예외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