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이 먼저 “병원에 가자”고 말했다면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중3이라도 무기력, 우울감, 불안, 수면 문제, 학업 스트레스, 친구 관계 문제, 자존감 저하가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수준까지 갈 수 있습니다. 휴대폰만 본 것이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무기력해서 휴대폰만 붙잡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장 적절한 곳은 소아청소년을 보는 정신건강의학과입니다. 이름 때문에 너무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잠을 못 자는지, 식욕이 줄었는지, 집중이 안 되는지, 우울감이나 불안이 있는지 평가하고 상담이나 치료 방향을 정하는 곳입니다. 약을 무조건 먹이는 곳은 아닙니다. 필요하면 상담만 연결하거나, 학교생활과 가족 대응을 같이 조정하기도 합니다.
어머님이 먼저 해주실 일은 설득보다 확인입니다. “왜 그래, 폰만 보니까 그렇지”보다는 “병원 가자고 말할 정도면 많이 힘든가 보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같이 알아보자”처럼 받아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 예약 전에는 잠, 식사, 등교 의욕, 성적 변화, 친구 관계, 울음, 짜증, 자해 생각 여부를 차분히 물어보세요.
특히 죽고 싶다는 말, 사라지고 싶다는 말, 자해 흔적, 유서처럼 보이는 메모, 약을 모으는 행동, 갑자기 물건을 정리하는 행동이 있으면 예약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응급실이나 119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자살위기 상담전화 109는 마음이 힘들 때 연결할 수 있는 긴급 상담번호로 운영되고 있고, 청소년은 1388 청소년 상담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따님이 병원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오히려 중요한 도움 요청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가능하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로 예약하시고, 그 전까지는 혼내거나 원인을 단정하기보다 “엄마가 같이 가겠다”는 태도로 받아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