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엽산은 임신 사실을 알기 전, 즉 최소 임신 3개월 전부터 반드시 챙겨 드셔야 합니다.
임신 사실을 인지하는 시점은 보통 생리가 건너뛰는 임신 4~6주 차인데, 태아의 중추신경계(두뇌와 척추)가 완성되는 시기는 수정 후 28일(임신 4주 차) 이내이며, 영양제로 엽산을 먹자마자 몸속 세포에 바로 100% 충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궁 내막과 혈액 속에 태아를 보호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엽산 농도가 쌓이려면 최소 2~3달의 시간이 걸리므로 임신 전부터 미리 복용을 해야 합니다.
엽산(비타민 B9)은 세포가 분열하고 DNA를 복제할 때 필수적인 영양소입니다. 임신 초기 태아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세포 분열을 하는데, 이때 엽산이 부족하면 심각한 기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엽산 복용으로 아기의 척추와 뇌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발생하는 무뇌증이나 이분척추 같은 치명적인 신경관 결손을 70~80% 이상 예방하며, 구순구개열(언청이), 선천성 심장병을 예방하며, 임신 초기 세포 분열 오류로 인한 자연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을 크게 낮춰줍니다.
시기 별 권장량의 차이가 있는데, 임신 준비기 (임신 전 3개월~임신 확인 전)는 하루 400 ~ 800mcg, 임신 초기 (임신 확인 후~12주 차)에는 600 ~ 800mcg 을 복용하시고, 과거 유산 경험이 있거나 당뇨, 간질약 복용 등의 고위험군은 의사 처방에 따라 4,000mcg의 고용량을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금치,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아보카도 같은 녹색 채소에 엽산이 풍부하지만 음식 속 천연 엽산은 조리 과정에서 열에 쉽게 파괴되며, 몸에 들어왔을 때 흡수율이 약 50%에 불과한 반면 영양제(합성/활성형 엽산)는 공복 기준 치유 흡수율이 거의 100%에 달합니다. 따라서 기형 예방 목적이라면 음식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부족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알약 형태의 영양제를 병행하셔야 합니다.
엽산은 정자의 모양을 바르게 만들고 DNA 손상을 줄여 정자의 운동성을 높입니다. 건강한 정자가 생성되어 성숙하는 데 약 74일이 걸리므로, 남편분도 임신 시도 3개월 전부터 하루 400mcg의 엽산을 함께 복용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국인 중 상당수는 유전적으로 엽산을 몸 안에서 활성 상태로 변환시키는 효소가 부족하므로 제품을 선택 시 '활성형 엽산' 혹은 '5-MTHF'라고 적힌 제품을 구입하시는 것이 좋고, 엽산은 수용성 비타민이므로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아침 공복에 물과 함께 마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나 공복에 속이 쓰리다면 식후에 바로 드셔도 무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