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 알코올 대사 차이에 대해 먼저 설명드리고, 배우자분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같은 양을 마셔도 여성이 더 빨리 취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알코올은 지방에는 녹지 않고 수분에 녹는 성질이 있는데, 여성은 남성보다 체지방 비율이 높고 체수분 비율이 낮습니다. 따라서 같은 양의 알코올이 더 적은 수분에 희석되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게 올라갑니다. 둘째, 알코올이 혈액으로 흡수되기 전 위장에서 먼저 분해하는 효소인 알코올 탈수소효소(alcohol dehydrogenase)의 활성도가 여성에서 유의미하게 낮습니다. 즉 위장 단계에서 걸러지는 양 자체가 적어 더 많은 알코올이 그대로 혈액으로 넘어갑니다. 셋째,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간에서의 알코올 대사 속도에 영향을 미쳐 분해가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체중이 비슷하더라도 여성은 남성보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이, 더 오래 유지됩니다.
배우자분 상황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말씀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매일 소주 한 병 혹은 막걸리 한 병을 마시는 패턴은 알코올 의존(alcohol dependence)의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수면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립니다. 깊은 수면 단계인 렘수면(REM sleep)을 억제하기 때문에, 마시면 마실수록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더 많은 양이 필요해지는 내성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음주 없이는 잠을 못 자는 상태가 고착됩니다. 즉 술이 불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술 자체가 불면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입니다.
매일 취침 전 음주가 수개월 이상 지속되어 왔다면, 이는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알코올 전문 치료 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불면 자체도 수면 인지행동치료(CBT-I)나 적절한 약물 치료로 알코올 없이 충분히 교정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분이 스스로 인식하고 동의하시는 것이 치료의 첫 단추이며, 설득이 어려우시다면 보호자이신 질문자분께서 먼저 정신건강 복지센터나 알코올 상담 기관에 상담을 요청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