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 오래 있으면 왜 손가락과 발가락 끝만 쪼글쪼글해질까요?

따뜻한 탕 안에 오래 앉아 있으면 다른 피부는 멀쩡한데 꼭 손끝과 발끝만 쪼글쪼글하게 주름이 잡히잖아요. 단순히 피부가 물에 불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사실은 물속에서 물건을 잡거나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고 하는거라던데 맞나요?

5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당찬코알라54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목욕탕에 들어갔을 때 손가락과 발가락 끝만 쪼글쪼글해지는 현상은 단순히 물에 피부가 불어서 일어나는 물리적 변화만이 아닌데요. 질문자님이 알고 계신 대로, 이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물속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물건을 더 단단히 잡을 수 있도록 신체적 변화를 유도하는 아주 영리하고 능동적인 진화의 결과물이 맞습니다.

    1. 피부가 불어나는 현상이라는 오해와 그 반증

    과거에는 과학자들도 손끝이 쪼글쪼글해지는 이유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에 물이 스며들어 스펀지처럼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삼투압 현상에 의해 물을 흡수한 피부가 면적이 넓어지면서 주름이 잡힌다는 물리적 설명이었어요. 하지만 1930년대에 신경의 손상을 입은 환자들을 치료하던 의사들이 아주 기묘한 발견을 하게 되면서 이 상식은 완전히 뒤집히게 되었습니다. 손가락 끝의 신경(정중신경)이 손상된 환자들은 손을 물속에 오랫동안 담가두어도 손끝이 전혀 쪼글쪼글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약 단순히 피부가 물을 흡수해서 불어나는 현상이었다면 신경이 마비된 환자들의 손끝도 똑같이 쪼글쪼글해졌어야 하거든요. 이 발견을 통해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뇌의 자율신경계가 직접 조절하는 능동적인 인체 반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뇌가 명령하는 미세혈관 수축의 비밀

    그렇다면 자율신경계는 어떤 원리로 손끝과 발끝에 주름을 만들어내는 것일까요?

    우리의 손끝과 발끝 피부 아래에는 사구체라고 불리는 체온 조절용 미세한 모세혈관들이 촘촘하게 얽혀 있습니다. 손과 발이 물에 장시간 잠기면, 피부 표면의 센서들이 물과의 접촉을 감지하고 뇌에 신호를 보내는데요. 뇌의 교감신경계는 이 신호를 받고 손가락과 발가락 끝에 있는 미세혈관들을 수축시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혈관이 수축하면 그 구역을 흐르던 피의 양이 줄어들면서 피부 아래쪽 조직의 전체적인 부피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하지만 바깥쪽 피부의 면적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줄어든 내부 부피를 메우기 위해 겉 피부가 안쪽으로 정교하게 접혀 들어가면서 손끝과 발끝에 주름 골짜기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에요. 손가락과 발가락에만 이 주름이 생기는 이유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사구체와 모세혈관의 밀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랍니다.

    3. 진화생물학이 밝혀낸 타이어 패턴의 지혜

    그렇다면 왜 우리 몸은 물을 만났을 때 일부러 내부 혈액량을 줄여가면서까지 주름을 만드는 수고를 할까요?

    2013년 영국의 뉴캐슬 대학교 연구팀은 이 주름의 정체가 자동차 바퀴인 타이어의 홈(트레드)과 완벽히 일치하는 역할을 한다는 흥미로운 실험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비가 올 때 자동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타이어 표면에 깊은 홈을 파서 물이 빠져나가게 만드는 것처럼, 손끝의 주름도 젖은 표면에서 물이 주름 골짜기 사이로 빠르게 흘러 나가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연구팀은 쪼글쪼글해진 손가락을 가진 참가자들과 건조하고 매끈한 손가락을 가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물속에 가라앉은 대리석 구슬들을 다른 상자로 옮기는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손가락이 쪼글쪼글해진 상태의 참가자들이 물속의 구슬을 약 12퍼센트나 더 빠르게 옮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마른 물건을 옮길 때는 두 집단 사이에 속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원시 시대에 비가 내리는 숲속에서 젖은 나무열매나 미끄러운 수중 생물을 사냥할 때, 또는 빗물에 젖은 바위를 맨발로 타고 올라갈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진화적으로 선택된 강력한 생존 기술이었던 셈이랍니다.

    정리하자면,

    목욕탕에서 손가락과 발가락 끝만 쪼글쪼글해지는 현상은 단순히 피부가 물을 흡수해 불어나는 삼투압 현상이 아니라 자율신경계의 통제를 받는 능동적인 신체 반응이며, 물과 접촉 시 교감신경의 명령으로 혈관이 수축하여 피부 아래쪽 부피가 줄어들면서 겉 피부가 안쪽으로 접히는 생물학적 원리에 의해 발생하는데요. 이는 마치 자동차 타이어의 홈처럼 젖은 물건이나 표면에서 물기를 빠르게 배출시켜 손발의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접지력을 극대화하여 물속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도록 진화한 아주 신비롭고 실무적인 생존 설계의 결과물이랍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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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이조은 전문가입니다.

    맞습니다. 예전에는 피부가 물을 먹어서 불었다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손끝과 발끝의 주름은 신경계가 만드는 능동적인 반응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왜 손끝과 발끝만 주름질까?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교감신경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따뜻한 물에 10~20분 정도 들어가 있으면 교감신경이 반응해 손가락과 발가락 끝의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그러면 피부 아래 조직의 부피가 줄어들면서 피부가 남아돌게 되고, 그 결과 주름이 생깁니다. 즉, 피부가 단순히 물을 흡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혈관이 수축하면서 피부가 접히는 것입니다.

    정말 미끄럼 방지용일까?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손끝과 발끝의 주름은 자동차 타이어의 홈처럼 작용해서 젖은 물건을 더 잘 잡고 젖은 바닥에서 덜 미끄러지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연구에서는 주름진 손이 젖은 물체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집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럼 왜 몸 전체는 안 그럴까?

    손바닥과 발바닥은 원래 물건을 잡고 몸을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진화 과정에서 마찰력을 높이는 기능이 필요한 부위만 이런 반응을 갖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팔이나 배, 등까지 주름이 생기면 오히려 불편하기만 하겠죠.

    결론적으로, 손발이 물에 오래 있으면 주름지는 것은 물건을 잘 잡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적응이라는 설명은 현재 과학적으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해석입니다.

  • 안녕하세요. 이상현 전문가입니다.

    손끝 발끝의 주름은 단순히 물을 흡수해서 붓는 현상이 아니고,

    물에 오래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혈관을 수축시켜서 피부가 안쪽으로 당겨지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신경이 손상되면 이 주름이 잘 생기지 않는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현재는 이 주름이 젖은 환경에서 마찰력을 높여서 물건을 더 잘 잡고 미끄럼을 줄이는 적응기능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고, 실제 실험에서도 주름진 손이 젖은 물체를 더 효율적으로 집는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손발 끝은 털,피지선이 없고 두꺼운 피부와 많은 땀샘,혈관을 지닌 부위입니다. 물에 오래 닿으면 자율신경이 혈관을 수축시켜 손끝 조직의 부피가 줄고 피부에 주름이 생깁니다. 젖은 물체의 마찰력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지만, 진화적 목적은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닙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맞습니다.

    이전에 알려진 삼투압 반응이 아니라 뇌의 신경계 반응의 결과이죠.

    물어들간지 5분 정도면 자율신경계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뇌는 손발끝의 미세 혈관을 수축시키라는 명령을 내리면 혈류량이 줄어들게 되는데, 그럼 혈관이 얇아지게 되고 피부 밑 부피가 줄어들면서 겉 피부가 안으로 들어가 주름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신경이 손상된 환자는 물속에 아무리 오래 있어도 손가락이 주름지지 않죠.

    그리고 이 주름은 자동차 비 오는 날 타이어에 파인 홈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손가락과 물건 사이에 고인 물을 밀어내서 마찰력을 극대화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미끄러지지 않게 젖은 도구를 잡거나 젖은 표면을 걸을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 현상은 물속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기 위한 진화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