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지고 있는 지긋지긋한 문제를 바꾸고 싶습니다.
이상한 소리로 들릴 수 있고 나쁜 사람으로 보일 겁니다. 일단 저에게는 나쁜 버릇인지 정신병인지 모를 무언가가 있습니다. 제 돈은 핸드폰 요금, 용돈, 가족 생활비로 소량 나머지는 다른 통장에 넣고 모으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옛날부터 한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핸드폰 요금 내는 통장은 건들지 말 것". 하지만 저는 용돈이 떨어지면 홀린 듯 그 통장에 손을 대어 만원, 2만원 씩 뽑아 쓰게 됩니다. 건들지 말라고 수차례 들었음에도 어느 기점에서 정신 차려 보면 이미 그 통장에서 1~2만원씩 뽑아 쓰고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안된다고 하면서도 뽑아 쓰고 있는 저 스스로가 너무 싫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똑같은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저의 이 충동적 행동이 정신병인가요? 아니면 그냥 질 나쁜 버릇인 걸까요? 만약 정신병이면 무슨 병이고, 어떻게 하면 고쳐질 수 있는 거죠?
안녕하세요. 정재균 정신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사의 진료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래 내용은 참고만 해주세요. 귀하께서 겪고 계신 어려움은 충동 조절의 문제로 보입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단순한 나쁜 버릇이라기보다 충동 조절 장애의 특성을 일부 보이는 것일 수 있어요. 머리로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알면서도 순간적인 욕구에 이끌려 행동하게 되는 모습은 많은 분들이 다양한 형태로 경험하는 어려움입니다. 특히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높아질 때 이러한 충동적 행동이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러 접근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자신의 충동이 발생하는 상황과 감정 상태를 기록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대안적 행동 전략을 미리 세워두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용돈이 떨어질 것 같을 때 미리 예산을 세우거나, 충동이 생길 때 잠시 멈추고 심호흡하며 자신과의 약속을 상기시키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인지행동치료나 마음챙김 명상과 같은 전문적인 접근법도 효과적일 수 있으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은 이미 회복의 첫걸음을 내딛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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