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 쪽 감각 저하와 함께 젓가락질이 안 될 정도의 미세 운동 장애, 힘 빠짐까지 동반된다면 척골신경 문제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척골신경은 팔꿈치 안쪽, 흔히 "팔꿈치 찌릿한 뼈" 부분을 지나가는데, 이 부위에서 신경이 눌리거나 자극을 받으면 새끼손가락과 약지 안쪽 절반에 저림, 감각 저하가 나타나고, 손 안쪽 작은 근육들의 힘이 빠지면서 젓가락질처럼 정교한 손동작이 어려워집니다. 이걸 척골신경병증, 흔히 말하는 팔꿈치터널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한 달간 약을 드셨는데도 호전이 없으셨다는 건, 단순 염증성 통증보다는 신경 자체가 눌려서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긴 상황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신경은 약물로 압박을 풀어주는 데는 한계가 있고, 압박 원인을 직접 확인하고 제거해야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신경전도검사와 근전도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필요합니다. 이 검사를 통해 척골신경의 어느 지점에서, 어느 정도 강도로 신경 신호가 차단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경추 디스크에 의한 신경근 압박과의 감별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목 디스크에서도 새끼손가락 쪽 감각 이상과 손 힘 빠짐이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어서, 이 부분을 먼저 구분하는 게 중요합니다.
근전도 검사 결과 신경 손상이 경미한 단계라면 야간에 팔꿈치를 펴는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팔꿈치를 구부린 채로 오래 있는 자세, 예를 들어 전화 통화나 턱 괴는 습관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손 안쪽 근육 위축이 눈에 보이게 진행되었거나 근전도상 손상 정도가 중등도 이상이라면, 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을 풀어주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시점일 수 있습니다.
신경 압박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더 어려워지는 특성이 있어서, 한 달간 약물 치료에도 반응이 없으셨다면 더 미루지 마시고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중에서도 수부외과, 또는 신경과에서 신경전도검사를 받아보시는 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