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원두 갈 때 핸드 그라인더에 커피 가루는 왜 그렇게 찰싹 달라붙을까요?

집에서 맛있는 에스프레소 한잔 마시려고 핸드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면, 꼭 출구 쪽에 가루가 찰싹 달라붙어서 아무리 털어도 안 떨어져요. 원두가 갈리면서 발생하는 엄청난 마찰 정전기 때문이라는데, 원두에 물을 살짝 뿌리고 갈면 거짓말처럼 해결되는 이 마법 같은 현상의 진짜 과학적 원리가 알고 싶어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원두를 갈 때 가루가 사방에 달라붙는 현상은 말씀하신 대로 마찰 정전기(Triboelectrification) 때문이 맞아요. 분쇄기 안에서 딱딱한 원두가 금속이나 세라믹 날과 강하게 부딪히고 비벼지면서 전자를 주고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원두 가루가 전하를 띠게 되어 자석처럼 주변에 달라붙는 것이죠.

    여기서 물을 한두 방울 뿌리는 RDT(Ross Droplet Technique)가 마법처럼 통하는 이유는 물의 전도성과 습도 덕분이에요. 물 분자는 전기를 아주 잘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서, 원두 표면에 아주 얇은 수분 막을 형성하면 마찰로 생긴 정전기가 한곳에 머물지 않고 즉시 흘러나가 방전되도록 도와준답니다.

    또한 수분이 공급되면 원두 가루 주변의 공기 습도가 미세하게 높아지는데, 습한 공기는 건조한 공기보다 전하를 공기 중으로 더 잘 분산시켜요. 결과적으로 가루들이 서로 밀어내거나 벽면에 달라붙으려는 힘이 사라져서 깔끔하게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이 현상은 특히 건조한 겨울철이나 중배전 이상의 기름기가 있는 원두를 갈 때 더 심하게 나타나곤 해요. 물을 너무 많이 뿌리면 오히려 그라인더 날이 녹슬거나 가루가 떡질 수 있으니, 분무기로 가볍게 한 번 치익 뿌리거나 숟가락 뒷면에 물을 살짝 묻혀 원두를 휘저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