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흔히 매직블럭이나 멜라민 스폰지라고 알고 있는 스폰지 이레이저는 세제처럼 화학 물질로 때를 녹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 사포'로 때를 긁어내는 100% 물리적 원리로 작동합니다. 어떻게 세제도 없이 물만 묻혀도 얼룩이 지워지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릴게요.
이 스폰지의 정식 명칭은 멜라민 포름알데히드 수지입니다. 멜라민과 포름알데히드를 화학 반응시켜 만든 플라스틱의 일종인데, 이 물질은 굳으면 유리나 플라스틱만큼이나 매우 단단해지는 성질을 가집니다. 스폰지를 제조할 때 기공을 풍부하게 넣어 굳히면 3차원 입체 그물망 구조가 형성됩니다. 스폰지를 물에 적셔 문지르면, 이 유리처럼 단단하고 가는 멜라민 가닥들이 표면의 얼룩을 초미세 단위로 깎아내고 긁어내는 미세 연마가 일어납니다.
스폰지 내부의 수많은 미세 구멍 속으로 모세관 현상에 의해 물과 함께 쏙 끌려 들어갑니다. 물은 마찰열을 줄여주고, 긁어낸 얼룩이 다시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도록 갇히게 만드는 윤활유 및 흡착제 역할을 해줍니다.
문지를 때 발생하는 마찰력 때문에 단단한 멜라민 그물망 구조가 조금씩 부서져 나가기 때문입니다. 연필 지우개가 때를 지우면서 스스로 닳아 없어지는 것과 매우 유사한 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