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크리스토퍼깜짝놀란
5년간의 정신과 진료가 끝날 것 같은데, 아직 너무 불안합니다.
21살입니다. 중3 때부터 대학병원 소아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해 지금 5년차입니다.
치료를 위해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폐쇄병동에 입원한 경험도 종종 있습니다. 응급실 가는 일도 많았고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막막하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최근 1년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나이부터 우울하거나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대여섯 살때부터 제 자신이 정상은 아니구나 생각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약을 먹지 않았음에도 안정되고 불행하지 않은 지금이 지나치게 안일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지금도 완전히 멀쩡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직도 과거 경험과 비슷한 일에 필요 이상으로 욱하고 감정 조절이 어려우며 예민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로 작게라도 사고를 치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은 약 1년간 전혀 없습니다. 저를 오래 봐온 의사 선생님도 이제 멀쩡한 사회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씀하셨고, 실제로 일과 학업, 소모임, 친구 관계 등 다양한 바깥 활동을 문제 없이 해내고 있습니다. 아마 올해가 마지막 진료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저에게는 많이 길었던 것인지, 앞으로 병원과 약물치료 없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사실 지금도 대학생이지만,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고 학과장님의 허락을 받아 주 2번의 강의만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떠한 진단서나 배려 없이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사실이 당연한 걸 알면서도 불안합니다.
모두와 같은 자격을 가지고 같은 수준의 의무를 다해야 할 텐데, 자신이 없어요. 그동안 병원을 다니지 않게 됐을 때 하고 싶던 것들, 계획했던 것들이 많았는데 막상 할 수 있게 되니까 무서워요. 저는 아직 중학생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21살 만큼의 것들을 해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물론 할 수 있음에 기쁘고, 안정적인 요즘 생활이 행복한 것은 맞지만 앞으로가 불안합니다. 솔직히 저는 알바하고, 경력을 쌓고, 대외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일주일에 두 번씩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너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그게 병적인 문제가 아닐 뿐이지 5년이라는 공백이 작은 것도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분명 중학생이었는데 눈떠보니 21살이 된 기분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능력과 재능을 찾기에 늦은 나이일까요? 이 나이에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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