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대로 쓰셔도 인체에 해가 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요.
하얗게 보이는 부분은 스테인리스 표면이 벗겨진 게 아니라 식초의 산 성분이 오래 작용하면서 표면의 부동태 피막이 부분적으로 손상되고 그 자리에 미세한 부식 자국이 남은 거예요. 스테인리스는 크롬이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서 만드는 아주 얇은 산화크롬 막이 표면을 보호하는 구조인데, 강한 산에 오래 노출되면 이 막이 녹아 벗겨질 수 있거든요. 하얗게 보이는 건 막이 벗겨진 자리에서 금속 표면이 거칠어지면서 빛을 난반사하기 때문이에요.
중금속 용출을 걱정하시는 건 이해가 되는데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돼요. 스테인리스에 포함된 크롬은 금속 상태의 3가 크롬으로 인체에 유해한 6가 크롬과는 다른 물질이에요. 니켈도 일상적인 조리 조건에서 용출되는 양은 식품 안전 기준치보다 훨씬 낮아요. 손상된 부분이 1밀리미터 크기 몇 군데라면 노출 면적 자체가 극히 작아서 실질적인 위험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게다가 부동태 피막은 자가 복구 능력이 있어요. 손상된 자리가 공기 중 산소와 만나면 수 시간 안에 산화크롬 막이 다시 형성되거든요. 회복을 도와주고 싶으시면 냄비에 물을 받아 중불에서 10분 정도 끓인 뒤 식혀서 버리시면 돼요. 열과 산소가 함께 작용하면서 피막 재형성이 촉진돼요.
앞으로 무지개 얼룩을 제거하실 때는 식초를 진하게 넣고 오래 끓이는 대신 물에 식초를 조금만 넣어서 약불로 5분 정도만 가열하시면 충분해요. 무지개 얼룩 자체도 사실 유해한 게 아니라 물속 미네랄이 열에 의해 피막 위에 얇게 남은 흔적이라 건강과는 무관하거든요.
새 냄비라 속상하시겠지만 기능적으로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 안심하셔도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