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원에서 말리신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80세 이상에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우울증약까지 복용 중이시면 수술 자체보다 마취와 회복 과정에서의 위험도가 올라갑니다. 당뇨가 있으면 상처 회복이 느리고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혈압약이나 일부 우울증약은 출혈이나 마취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렇다고 수술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치질 정도가 심해서 출혈이 반복되거나 탈출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수술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 큰 병원 외과나 대장항문외과에서 정밀 평가를 받아보시는 게 맞습니다. 전신 마취 대신 부분 마취나 척추 마취로 접근하거나, 절제 범위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선택하면 위험도를 낮출 수 있거든요.
다만 그 전에 비수술적 방법을 충분히 써보셨는지도 중요합니다. 고무밴드 결찰술이나 경화요법 같은 시술은 마취 없이 외래에서 가능하고, 고령 환자에게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변비가 심하시다는 것도 중요한데, 변비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술을 해도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같이 관리가 필요합니다.
병원을 더 찾아보시는 건 나쁘지 않지만, 동네 의원보다는 대학병원급 대장항문외과에서 마취과 협진까지 포함한 수술 전 평가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거기서 위험도를 구체적으로 따져본 뒤 결정하시는 게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