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출발점은 빛이 유리를 지날 때 꺾이는 굴절이에요. 빛은 공기에서 유리로 들어갈 때 속도가 느려지면서 진행 방향이 꺾이는데, 볼록 렌즈는 가운데가 두껍고 가장자리가 얇은 모양이라 어느 위치로 들어온 빛이든 안쪽으로 꺾이도록 설계돼 있어요. 그래서 렌즈 전체로 들어온 평행한 햇빛이 초점이라는 한 점을 향해 모이는 거예요.
여기서 에너지 집중이 일어나게 돼요. 지름 10cm 렌즈라면 그 넓은 면적으로 쏟아지던 햇빛에너지가 지름 몇 mm짜리 점 하나에 몰리는 건데, 면적이 수천분의 1로 줄었으니 같은 자리에 쏟아지는 에너지 밀도는 수천 배가 되는 셈이에요. 돋보기가 빛을 만들어낸 게 아니라 넓게 퍼질 에너지를 좁은 곳에 몰아 넣은 것 뿐이죠. 강물이 좁은 계곡을 만나면 유속이 확 빨라지는 것과 비슷해요.
검은 종이가 잘 타는 것도 이유가 있는데, 검은색은 빛을 반사하지 않고 대부분 흡수해서 열로 바꾸는 색이거든요. 흰 종이는 빛을 상당 부분 튕겨내니 같은 초점에서도 온도가 덜 올라가요. 흡수된 에너지가 한 점에 계속 쌓이면 온도가 종이의 발화점인 230도 부근을 넘어서면서 불이 붙는거죠.
굴절이 빛의 길을 꺾고, 그 길들이 한 점에 모여 에너지 밀도를 폭증시키고, 검은 표면이 그걸 열로 바꿔 쌓는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