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두느냐 끄느냐보다 설정 온도가 훨씬 큰 변수입니다. 껐다 켜는 요령으로 아끼는 양보다 설정 온도를 한두 도 올려서 아끼는 양이 대개 더 커요. 그러니 순서를 그렇게 잡고 보시면 편합니다.
그래도 켜두기와 끄기를 굳이 나누자면 기준이 있습니다. 요즘 인버터 에어컨은 방을 처음 식힐 때 전기를 가장 많이 쓰고 목표 온도에 닿으면 출력을 확 낮춰 유지만 합니다. 그래서 잠깐 나갔다 오실 거면 켜 두는 편이 낫고, 오래 비우실 거면 끄는 게 맞습니다.
제조사가 말하는 분기점은 대략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입니다. 편의점에 다녀오거나 산책 정도면 켜 두시고, 출근이나 외출처럼 몇 시간 이상 비우실 때는 끄시면 됩니다. 지금처럼 외출할 때 끄시는 습관은 맞게 하고 계신 겁니다.
기능별로 물으신 것도 정리해 드릴게요. 청정은 팬만 도는 것이라 전기는 거의 안 쓰지만 시원해지지도 않습니다. 냉방의 대안이 아니라 냉방을 안 쓰는 것에 가까워서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제습과 냉방은 원리가 같습니다. 둘 다 압축기를 돌려 공기를 차게 만들면서 습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 제조사들도 두 모드의 전기 소모에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제습이 무조건 싸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조금 다릅니다.
AI 모드는 실내 온도와 습도를 보고 출력을 알아서 조절해 주는 방식이라 사람이 계속 만지는 것보다 대체로 무난합니다. 지금 쓰시는 제습 이십팔에서 이십구 도는 이미 알뜰한 설정이에요. 습도가 낮은 날에는 냉방 이십칠 도에 바람 세기를 자동으로 두시면 체감이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기에 바로 반영되는 두 가지만 챙기세요. 필터를 이 주에 한 번 물로 씻어 말리시고, 실외기 앞을 물건으로 막지 마시는 겁니다. 이 둘만 지켜도 같은 설정에서 소모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