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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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나니까 교사로서 회의감이 오네요.

안녕하세요. 현재 어린이집에서 근무를 하고있는

30대후반의 미혼인 선생님 입니다.

유치원 어린이집 모두 근무경험이 있는 사람이고

돈 많이 버는거 필요없고 아이들이랑 지내는게 좋아서

초등학생때부터 선택해온 꿈인데요.

(자랑하자면 공부열심히 해서 장학생으로 유아교육과에 들어갔을 정도로 진심였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꿈을 키워왔던게 조금 후회가드네요

최근에 제가 2주전부터 극심한 허리통증과

오른쪽 다리통증을 겪게 되었어요

지난주에 어린이집이 일주일방학 이었기 때문에

방학하자마자 바로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하시는 말이

"나이가 젊으신데 허리가 많이 안 좋으세요"

"허리가 50대환자의 허리보다도 더 안 좋아요"

생각보다 심한상황 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선천적으로도 허리가 안좋게 태어난거 같기도하고

오랜기간을 어린이집에서 일하면서 무리해서 더 그런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허리에 주사치료를 받았고

약을먹고 있는데도, 매일 허리에 파스를 안 붙이면은

못참을 정도로 통증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일주일이라는 짧은 방학동안 여행한번 못가고..

집 병원만 반복하면서 방학을 보냈습니다.

사실 방학전에 제가 동료선생님한테 자연스럽게

허리가 조금 아픈 거 같다며 티를낸적이 있었는데

"어린이집 하면서 안 아픈사람이 어딨어~"

하면서 대수롭지않게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원장님도 아이들 울음소리 안들리게 막는거 급급해 하는 분위기다보니.. 원장님한테도 더더욱 숨길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교사가 몸을 사려서 아이들을 돌보거나

아프다고 하는거 좋아할사람 아무도 없는걸 알기에

저는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만 아픈게아니다.... 라는 생각에 참았는데

어느날 잠도 못잘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왔고

병원갔더니 굉장히 안좋은 상황이래요.

저는 아직 미혼이지만 만약에 이상태로 임신이되면

디스크가 터질거라고도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동안 여초직장에 10년넘게 근무를하면서

수많은 인간관계에 치여도 꿋꿋이 버티던 저인데

의사선생님이 하신 말씀에 무너지는 마음이더라구요.

단순히 허리가 안좋다는 말씀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직장생활 하면서 버틴것들에 대한 결과가

이거인 거 같아서 서러움이 생겼습니다.

엎친데덮친격 이라고... 방학중에 남자친구랑도 다투기까지 했네요~

그래서 10년넘는 교사생활. 끝에

처음으로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거 같아요

물론 치료가 다되면 저는 다시 힘을 내겠지만

지금은 아직도 파스없이 못살정도로 아프고

치료과정에 있다보니까, 자꾸 그런마음이 드네요

어디에 한을 풀곳이 없어서 여기다 남겨봅니다ㅎㅎ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7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조계준 청소년상담사입니다.

    지금 질문자님의 속상하고 회의감이 밀려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치열하게 살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고생을 해야했나? 허무하고 회의감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충분히 그 감정을 표출하시고 억제하실 필요는 없어요. 슬프면 펑펑 눈물을 흘리셔도 됩니다. 지금같은 서러움이 밀려오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억울하고 슬픈 마음을 표현하시면 되구요. 이제부터는 질문자님의 건강을 최우선시 하고 치료에 집중하시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질문자님 인생에 있어서 물론 직장, 커리어, 연봉, 대인관계 등등 많은 것들이 중요하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내 건강이에요. 내 건강이 무너지면 앞에 말한 모든 것들이 다 쓸모 없어집니다. 그래서 지금은 치료를 최우선 순위로 삼으시고 내 건강에 집중하세요. 직장에도 남자친구분한테도 이런 솔직한 질문자님의 마음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으로써 아이들을 케어하고 엄청난 열정으로 일한 보상이 이런건가? 라는 생각에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며 멋있다고 느껴지고 지금은 질문자님의 허리 치료를 꾸준히 받으시면서 천천히 더 나은 미래를 한 번 설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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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어린이집 원장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입니다. 치료와 휴식에 최우선을 두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통증이 심해지면 마음도 약해 집니다.

    내몸 상태를 알리고, 업무 조율을 요청하는 것이 첫번째 입니다.

    선생님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아이들도 따뜻한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이수정 보육교사입니다.

    어린이집 교사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고단한 직업임은 확실합니다. 유아반일 경우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안는 경우도 많고 몸으로 놀아 주는 시간도 많으며, 근무시간도 대중없이 행사가 있을 때는 9시까지도 일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경력도 더 많아서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게지만 같이 일했던 10년 넘은 선생님들은 대부분 허리 디스크나, 어깨, 팔꿈치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일단은 쉬시면서 몸을 추스리는 것을 적극 추천 드립니다. 몸이 아프면 정신적으로도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몸을 먼저 관리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경력으로 보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하는 데도 문제가 전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 안녕하세요. 이미영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10년 넘게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오신 만큼 지금 느끼는 허탈감과 서운함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해 교사로 일하려면 건강이 가장 중요한 기반입니다. 지금은 포기가 아니라 잠시 몸을 회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치료가 끝난 뒤 근무 형태나 업무 강도를 조절하는 방법도 고민해보세요. 좋은 교사는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아이들 곁에 있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 안녕하세요. 이세리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꿈 하나보고 진심을 다해 성실하게 10년 넘게 버텨왔는데, 그 결과가 직업병과 고통이라니 그동안 직장 눈치를 보며 참아낸 시간들이 억울하게 느껴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안아픈 사람이 어딨냐]는 주변의 무심한 말은 한귀로 듣고 한귀를 흘려보내시길 바랍니다. 아파도 티내기 힘든 조직 분위기 속에서 혼자 병을 키우며 감당하셨을 서러움이 얼마나 컸을지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지금은 아이들이나 교사생활에 대한 미련은 잠시 내려놓으시고, 온전히 나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돌보는 데에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해서 아프고 상처받는거에요. 적당히 자신을 위해 내려놓고 편하게 사는 것도 필요합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안녕하세요.

    사실 교사가 목(성대)을 비롯해서 여러모로 몸이 잘 상하는 직군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아를 위해 헌신하시는 유치원/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더 힘듦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돼요. 직장 내에서 동료분들이 조금 더 따뜻하게 말씀해 주시고 공감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도 있어요. 선생님의 노력은 결고 헛되지 않아요.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음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선생님의 몸을 잘 챙기는 것도 중요하니 꼭 아프면 치료도 받으시고, 여건상 쉽지는 않으시겠지만 휴식도 취하셨으면 해요. 항상 고생이 많으십니다!

  • 안녕하세요. 천지연 어린이집 원장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몸도 아프고, 마음도 지치는 부분으로 인해 정신적.심리적인 부분의 스트레스가 크다 라면

    이 일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무리가 크겠습니다.

    지금 선생님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마음의 쉼과 숨의 여유 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