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은 피부 아래에 있는 입모근이라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털을 곧추세우며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 근육은 털을 감싸는 모낭에 연결되어 있는데, 근육이 수축하면 털이 세워지고, 털이 세워진 자리에 피부가 살짝 튀어나오면서 닭의 피부처럼 오돌토돌해 보이는 것이죠.
털을 가진 동물에게 소름은 중요한 열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추운 환경에서 입모근이 수축해 털을 곧추세우고, 털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단열 효과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는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위협적인 상황일 때는 몸을 부풀려 더 크고 위협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주는데, 털을 세우는 행동도 이러한 위협 과시의 한 부분입니다. 상대에게 겁을 줘서 공격을 피하려는 것이죠.
다만, 이미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털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털을 세워서 얻는 보온 효과나 위협적인 모습은 그다지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닭살을 돋게 하는 신경 회로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는 수천 년 전 조상들의 생존 메커니즘이 현재까지 퇴화하지 않고 남아있는 진화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포 영화를 볼 때 소름이 돋는 현상은 몸이 영화에서 보이는 가짜 위협을 실제 위협으로 인식하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뇌가 영화 속 위협적인 장면에 반응해 싸우거나 도망칠 준비를 하도록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에 따라 입모근이 수축하면서 털이 서고, 이는 닭살로 나타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