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화로 키가 줄어드는 것은 돌연변이나 장기 적출 같은 조직 손상이 주된 원인이 아니라,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뼈나 연골, 근육, 추간판과 자세가 서서히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몸이 원래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항상성이 실패해서 생긴다기보다는, 노화에 따라 조직을 만들고 유지하고 복구하는 능력과 호르몬 환경 자체가 변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에 가깝습니다. 우선 키는 단순히 뼈의 길이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두개골과 척추뼈, 추간판, 골반, 다리뼈 및 자세가 모두 합쳐져서 우리가 측정하는 키가 되는 것인데요, 성인이 된 후에는 성장판이 닫혀 있기 때문에 다리뼈나 팔뼈가 정상적인 노화만으로 크게 짧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가 척추의 추간판인데요, 추간판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하는데, 젊을 때는 수분과 단백질이 풍부해서 상당한 압력을 견딜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추간판의 수분과 탄성이 감소하고 높이가 조금씩 낮아집니다.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여러 개 있기 때문에 각각의 작은 변화가 누적되면 전체적으로 키가 몇 cm 정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골다공증이나 척추 압박골절이 있는 경우에는 척추뼈 자체가 주저앉으면서 키가 더욱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젊을 때 우리 몸에서는 조직이 손상되면 세포가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보충하는 과정이 매우 활발합니다. 그런데 노화하면 이 균형이 서서히 변합니다.
예를 들어 뼈에서는 골아세포와 파골세포가 지속적으로 뼈를 재형성하는데요, 젊을 때는 대체로 만들어지는 양과 없어지는 양의 균형이 잘 유지되지만, 노화하면서 뼈를 만드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면 골밀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성장호르몬, IGF-1, 성호르몬 등의 변화, 만성적인 염증, 산화 스트레스, 세포 노화 등이 영향을 줍니다. 즉, 조직 손상 → 복구 → 다시 손상 → 복구라는 과정 자체는 평생 계속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복구 능력과 조직의 품질을 유지하는 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부분적으로는 세포에 DNA 손상이 축적될 수 있지만, 노화로 키가 줄어드는 직접적인 원인을 돌연변이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노화에는 DNA 손상과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세포 노화, 미토콘드리아 기능 변화, 단백질 항상성 저하, 줄기세포 기능 감소, 만성 염증, 호르몬 변화 등 매우 다양한 기전이 동시에 관여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 농도, 면역세포의 상태, 염증 관련 물질, 지질·혈당 조절, 신장과 간의 기능 등이 변화하기 때문에 혈액의 생리적 특성도 달라집니다. 즉, 70세가 되어도 피가 완전히 다른 물질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라면 어느 정도 맞지만, 0세와 70세의 혈액이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똑같다는 것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