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몸을 만지면 자지러지게 놀라면서도, 왜 내가 내 몸을 긁거나 만지면 아무렇지도 않은지 참 신기하죠. 이 비밀은 우리 뇌의 엄청난 예측 능력과 생존 본능에 숨어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우리 뇌의 소뇌라는 부분이 내가 움직이기도 전에 그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내 손으로 옆구리를 간지럽히려고 마음먹는 순간, 소뇌는 이미 손의 움직임과 그것이 피부에 닿았을 때의 감각을 100% 예측하고 뇌의 감각 피질에 "이건 네가 스스로 하는 행동이니까 신경 쓰지 마"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즉, 안전한 감각으로 인지해서 그 느낌을 자체적으로 지워버리거나 둔하게 만드는 것이죠.
반면에 남이 나를 간지럽힐 때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른 사람이 언제, 어디를, 어떤 강도로 만질지 우리 뇌는 절대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낯선 자극이 피부에 닿으면 뇌는 이를 일종의 경고나 위협으로 받아들여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실제로 간지럼을 탈 때 웃음이 터지는 것은 즐거워서가 아니라, 뇌가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 본능이자 일종의 공포 반응입니다. 뇌가 스스로 유발한 자극에는 방어 체계를 가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간지럽힐 때는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