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금 많이 불안하고 힘드신 상태가 느껴집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강제추행을 했을 수도 있다"는 걱정, 이게 ERP로 관리해오셨다고 하셨는데 이 패턴 자체가 강박장애(OCD, obsessive-compulsive disorder)의 전형적인 양상 중 하나입니다. 해를 끼쳤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행동을 무의식 중에 했을지도 모른다는 반추가 반복되는 것, 이걸 harm OCD 혹은 책임감 강박이라고 부릅니다.
질문에 직접 답을 드리면, 실제로 강제추행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강박적 의심은 반대로 작동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거나 명백히 의도 없는 접촉이었는데도, 뇌가 "혹시 내가?"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지는 구조입니다. 지금 이렇게 괴로워하고 계신 것 자체가 오히려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한 사람의 심리와는 다릅니다.
시험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이성적 검토 기능이 약해지고 강박이 치고 올라오는 건 흔한 패턴입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이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를 계속 확인하는 게 아니라, 담당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께 현재 증상 악화를 알리는 겁니다. ERP를 이미 하고 계셨다면 치료 맥락이 있으신 거니, 지금 상태를 빠르게 공유하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