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그게 정말 곰팡이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표고 갓 뒤 주름이나 기둥에 하얀 솜털 같은 것이 보송하게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곰팡이가 아니라 버섯 자신의 균사입니다. 버섯 자체가 곰팡이와 같은 균류라서 조건이 맞으면 몸에서 실이 다시 자라 나오는 겁니다. 이건 씻지 않고 그대로 조리해 드셔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구분 기준은 색과 냄새, 촉감입니다. 흰색이고 보송보송하며 버섯 향이 그대로라면 균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초록이나 검정, 회색 반점이 박혀 있거나, 표면이 미끈거리고 물컹하거나, 시큼하거나 지린 냄새가 난다면 그건 다른 곰팡이가 자리를 잡은 겁니다. 이 경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진짜 곰팡이라면 씻어서 드시면 안 됩니다. 곰팡이가 만드는 독소는 물로 헹군다고 빠지지 않고, 끓이거나 볶아도 대부분 그대로 남습니다. 게다가 버섯은 조직이 성글고 수분이 많아서 겉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깊이 균사가 파고들어 있습니다. 치즈나 단단한 채소처럼 상한 부분만 도려내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 식재료입니다.
야채가게에서 일하신다고 하셨으니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판매용 물건은 더 보수적으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변질된 식품을 파는 것은 식품위생법에서 금지하고 있고, 드신 분에게 탈이 나면 가게가 책임을 지게 됩니다. 애매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빼는 쪽이 결과적으로 훨씬 쌉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보관 방법을 바꿔 보세요. 표고는 비닐에 밀봉해 두면 안에서 물이 맺혀 금방 곰팡이가 핍니다. 키친타월로 감싸 종이봉투나 구멍 뚫린 봉지에 담아 냉장하시는 게 훨씬 오래갑니다. 씻어서 보관하는 것도 수명을 크게 줄이니, 씻는 건 조리 직전에 하시는 게 맞습니다.
양이 많아 다 못 쓰실 것 같으면 미리 손질해 두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둥을 떼고 도톰하게 썰어 냉동해 두면 몇 달은 쓸 수 있고, 볕 좋은 날 채반에 널어 말리면 오히려 향이 진해집니다. 말린 표고는 상온에서도 오래 보관되니 재고가 남을 때 활용하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