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천식인줄 알았는데 아닌것 같아요

성별

여성

나이대

10대

초등4학년때 처음으로 호흡곤란을 느꼈고, 그때는 폐가 조이는 느낌보다는 과호흡의 느낌이 강한 증상이었어요. 그래도 어린 나이에 지속적으로 호흡곤란이 오니, 각종 대학병원을 전전하면서 여러 폐 검사, 심장 검사를 받았었는데 모두 정상이었고 결국 대학병원에서도 '습도에 조금 예민한 아이인것 같다.'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어요. 특별히 스트레스 받는것도 없었고요. 그 이후로도 호흡곤란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과호흡과 비슷한 증상이다보니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 금방 나아졌고요. 그러다가 중2때 감기에 걸리고 나서 두달 동안 심한 기침으로 자다가 밤에도 깨고, 씹을 수 있을 정도의 가래가 나오는 등 증상이 심해서 다시 병원을 갔더니 첫번째 병원에서는 후비루라고 진단했고,(천명이 없었음) 약을 지속적으로 먹어도 한달동안 전혀 진전이 없어 병원을 옮겼어요. 두번째 병원에서는 천명은 없지만 증상이 천식과 유사해서(알레르기성 결막염, 비염이 있었고 아버지가 천식 환자, 고양이 키움 등) 심비코트를 처방 받은 후 매우 호전되었었습니다. 그 후 대학병원으로 가서 메타콜린 검사를 해보았는데 폐기능도 높게 나왔고, 메타콜린 검사도 정상이어서 그때도 초4때와 같이 습도에 예민하다라는 결론을 받았습니다. 그 후 고1이 되었는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 폐가 조이는 느낌과 기침이 멈추지 않아 예전에 받았던 벤토린을 사용하였는데 바로 증상이 호전되어 같은 증상이 있을때마다 벤토린을 처방받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습도가 높아서인지(습도가 높을때는 결막염, 비염도 심해짐) 폐가 조이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고 들숨 날숨을 하기 힘들정도로 폐가 눌리는 느낌이 들어서 벤토린을 사용하면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천명은 계속 없었고, 기침을 하면 울리는 소리가 커서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에요..결국 원인이 뭘까요? 6년간 이 문제로 너무 힘들었는데 정말 병명을 모르겠어요ㅠ

4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적어주신 내용만으로 정확한 진단은 어려우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생각됩니다.

    최근 습도가 높을 때 벤토린을 써도 효과가 없고, 들숨과 날숨 자체가 힘들 정도로 폐가 꽉 눌리고 조이는 느낌이 든다면 성대 기능 이상 또는 유도성 후두 폐쇄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목구멍에 있는 '성대'가 숨을 들이 쉴 때 잘못 닫혀서 공기 길을 막는 질환입니다. 벤토린은 좁아진 기관지를 넓히는 약인데, 막힌 곳은 기관지가 아니라 목구멍(성대)일 경우 벤토린을 사용해도 성대가 열리지 않아 효과가 없습니다. 이 경우 폐 자체는 문제가 없으므로 메타콜린 폐기능 검사는 정상으로 나오며,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마음이 안정되면 성대 근육의 긴장이 풀리면서 숨이 다시 잘 쉬어지는 양상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결막염과 비염이 있고 고양이를 키우며, 특히 '습도가 높을 때' 증상이 심해진다면 알레르기성 비염 및 후비루 신드롬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습도가 높으면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가 폭발적으로 번식하는데, 고양이 털과 진드기 항원이 코를 자극하면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생깁니다. 목 뒤로 끈적한 콧물이 계속 흘러내리면, 기관지 입구와 후두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기관지가 예민해져(기도 과민증) 미세먼지가 있거나 습할 때 가슴이 조이고 기침이 터지게 됩니다. 심비코트에는 강력한 '항염증제(스테로이드)'가 들어있어 코와 목의 알레르기 염증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혀주었기 때문에 호전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 과호흡 증후군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특별한 스트레스가 없었더라도, 성장기 아이들은 미세한 신체 변화나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숨을 너무 과하게 들이쉬는 과호흡을 겪을 수 있으며, 이때 '숨이 안 쉬어진다'는 공포가 뇌에 강하게 각인되면, 이후 조금만 코가 막히거나 가슴이 답답해도 몸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앞서 말한 성대 기능 이상이나 과호흡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호흡기내과 보다는 대학병원의 알레르기내과 또는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도록 하고, 알레르기 유발 요인 차단하기 위해 당분간 침실에는 고양이가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하고, 방 안의 습도는 제습기를 이용해 항상 40~50%로 철저하게 유지하기 바랍니다.

    숨이 조여올 때 벤토린을 자꾸 흡입하면 오히려 후두를 자극해 성대가 더 닫힐 수 있으므로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 때는 흡입기를 흡입하기보다, 코로 숨을 짧게 들이쉬고 입술을 촛불 끄듯 둥글게 모아 '가늘고 길게~' 내쉬는 호흡을 해보기 바랍니다.

  • 6년 동안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도 명확한 답을 못 받으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증상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몇 가지 단서가 보입니다.

    메타콜린 검사가 정상이었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 검사는 기도 과민성을 직접 유발해서 확인하는 방식이라, 여기서 정상이 나왔다면 전형적인 기관지 천식은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런데 벤토린(살부타몰, salbutamol)이 효과가 있었던 시기가 있다는 건, 기관지 평활근이 일부 관여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상태를 설명하는 진단 중 하나가 기침이형 천식(cough variant asthma)이나 운동 또는 자극 유발성 기관지 수축인데, 메타콜린 검사 시점의 컨디션에 따라 위음성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의 과호흡 양상, 주의를 돌리면 나아지는 패턴, 그리고 습도나 환경 자극에 대한 예민함을 함께 보면 기능성 호흡 장애(functional breathing disorder) 또는 성대 기능 이상(vocal cord dysfunction, VCD)도 감별 대상입니다. VCD는 흡기 시 성대가 역설적으로 닫히는 현상인데, 폐가 눌리는 느낌과 들숨이 특히 힘들다는 증상과 잘 맞습니다. 천식 치료제에 반응이 없고 폐 검사가 정상인데 증상이 반복될 때 자주 놓치는 진단이에요.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가족력, 고양이 노출이 있으니 알레르기 기반은 분명히 있는데, 그게 기관지 천식으로 완전히 발현되는 게 아니라 상기도와 기능적 경로로 표현되는 형태일 수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검사는 호흡기내과에서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 검사나 만니톨 유발 검사, 그리고 후두내시경으로 VCD 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벤토린이 이제 잘 안 듣는다면 현재 처방 체계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하고, 이건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직접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학병원 호흡기내과에서 지금까지의 경과를 정리해서 가져가시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 안녕하세요.

    숨이 차거나 기침이 계속되면 흔히 천식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우리 몸의 호흡기는 복잡한 원인으로 신호를 보내곤 해요. 특히 기관지가 예민해지는 천식과 증상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질환들이 주변에 꽤 많답니다. 예를 들어 위산이 역류해 목 부위를 자극하는 역류성 식도염이나 코 뒤로 이물질이 넘어가는 후비루 증후군도 마치 천식처럼 만성적인 기침을 유발할 수 있어요.

    만약 그동안 천식 약을 꾸준히 사용하셨는데도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면, 성대 근육이 일시적으로 조여지는 성대 기능 이상이나 심리적 요인에 의한 호흡 곤란 가능성도 고민해 보아야 해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 검사 외에도 기관지 유발 검사나 식도 상태를 확인하는 정밀한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을 기록해 두셨다가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다시 짚어보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의문을 갖고 살피시는 그 마음이 건강을 되찾는 아주 중요한 시작점이 될 거예요. 원인만 정확히 찾아낸다면 지금 느끼시는 불편함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해결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조속히 편안한 숨을 되찾으시길 응원하며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김지우 의사입니다.

    말한 경과를 보면 “전형적 기관지 천식 하나로 설명이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호흡곤란 스펙트럼”에 가깝다. 대신 몇 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겹쳐 있을 확률이 높다.

    핵심부터 정리하면,
    메타콜린 음성 + 정상 폐기능 + 비전형 증상 시작(초등 시기) + 과호흡 양상 + 알레르기 비염/결막염 + 환경(습도/미세먼지) 민감성 + 일부 상황에서 벤토린 반응

    → 이 조합은 “천식 단독”보다는 “기도 과민성 + 상기도 문제 + 기능성 호흡장애 + 부분적 천식 가능성” 쪽이 더 설명력이 높다.

    1) 실제 천식이 아닐 수도 있는 이유

    천식이라면 보통 다음 중 일부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 폐기능에서 가역적 폐쇄 (FEV1 개선)

    • 메타콜린 양성 (기도 과민성)

    • 청진 시 천명(wheezing)

    • 흡입제(베타2 agonist)에 일관된 반응

    그런데 당신 케이스는

    • 메타콜린 음성

    • 폐기능 정상

    • 천명 없음

    • 벤토린 효과가 들쭉날쭉

    → “전형적 천식”과는 거리가 있음

    2) 가장 가능성 높은 축 ①: 기능성 호흡장애 (과호흡/호흡패턴 이상)

    초등 때부터 시작된 “숨이 막히는 느낌 + 검사 정상 + 주의 돌리면 호전”은 매우 중요한 단서다.

    이건 흔히 이런 형태로 나타난다:

    • 실제 산소 문제 없음

    • 대신 “숨이 안 들어오는 느낌”

    • 들숨이 더 힘들다고 느낌

    • 가슴 압박감

    • 공기 부족감

    • 스트레스 없어도 발생 가능

    • 호흡에 과도하게 집중하면 악화

    이건 폐 문제가 아니라
    “호흡 조절 시스템(자율신경 + 호흡근 패턴)” 문제다.

    3) 가능성 높은 축 ②: 상기도 문제 (비염 + 후비루 + 인후/후두 과민)

    이미 알레르기 비염/결막염이 있고
    습도·미세먼지에 같이 반응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여기서 흔한 시나리오:

    • 비염 → 후비루

    • 후두/기관지 상부 자극

    • “폐가 조이는 느낌”으로 잘못 인지

    • 실제는 하부 폐가 아니라 상기도 감각 문제

    특히 이쪽은
    천식 약(벤토린)에 반응이 약하거나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4) 가능성 축 ③: ‘비천식성 기관지 과민성 (non-asthmatic bronchial hyperresponsiveness)’

    메타콜린 음성이더라도
    환경 자극에 기관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태는 존재한다.

    특징:

    • 미세먼지/습도/온도 변화에 반응

    • 기침, 답답함

    • 객관적 폐기능은 정상

    • 약 반응은 제한적

    5) “벤토린이 안 듣는 이유”

    이건 오히려 중요한 포인트다.

    벤토린이 안 듣는 경우는 보통:

    • 기관지 평활근 수축이 주원인이 아닐 때

    • 상기도/후두 문제일 때

    • 과호흡/호흡 패턴 문제일 때

    즉 “기도가 좁아져서 막힌 것”이 아니라
    “숨을 들이쉬는 감각 자체가 비정상”인 경우다.

    6) 최근 악화 설명 (습도 + 결막염/비염 악화)

    습도에서 같이 악화되는 건 두 가지를 강하게 시사한다:

    • 알레르기 염증성 비염/결막염 활성화

    • 자율신경 민감성 증가 (체감 호흡 이상 증가)

    이 조합이면 “폐 증상처럼 느껴지는 상기도 + 신경성 호흡증상”이 확 커진다.

    7) 현실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진단 조합

    단일 병명보다 아래 조합 가능성이 높다:

    • 알레르기 비염/결막염 (확실)

    • 상기도 기침 증후군 (postnasal drip 포함)

    • 기능성 호흡장애 (dysfunctional breathing / 과호흡 스펙트럼)

    • 경미한 기도 과민성 (천식 borderline 가능)

    8) 다음 단계 (중요)

    이건 “천식 약만 조절”로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

    진단 방향은 이렇게 가는 게 효율적이다:

    • 호흡기내과 재평가

    • 스파이로메트리 + bronchodilator response

    • FeNO (호산구 염증 확인)

    • 필요 시 운동 유발 검사

    • 이비인후과 평가

    • 후비루 / 후두 과민 / LPR (역류 포함)

    • 기능성 호흡 평가

    • breathing pattern disorder / 과호흡 평가

    • 호흡 재교육 (이게 치료 핵심인 경우 많음)

    결론

    지금 이야기의 핵심은 “천식이냐 아니냐”보다

    👉 “기관지 질환 + 상기도 알레르기 + 호흡 패턴 문제”가 섞여 있는 복합 케이스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조합에서는
    벤토린이 잘 안 듣는 상황이 충분히 설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