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상원 공인중개사입니다.
부산에 대형 연예기획사나 방송사, 영상 미디어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단순히 사옥 몇 곳을 유치하는 방식보다는 방송 제작시설, 촬영 스튜디오, 공연장, 연습실, 후반작업 시설, 콘텐츠 기업 등을 한 지역에 모으는 산업 클러스터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부산은 이미 영화와 영상 분야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도 아닙니다.
서면과 센텀시티를 비교하면 대형 콘텐츠 산업을 집적하기에는 센텀시티 쪽이 조금 더 유리해 보입니다. 센텀에는 영화의전당, 벡스코, 영상산업 관련 시설과 기업들이 이미 자리 잡고 있어 방송이나 영상 콘텐츠 산업과 연계하기 좋은 환경이 형성돼 있습니다. 방송사나 제작사 입장에서도 주변에 관련 기업과 시설이 모여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센텀시티 중심부는 이미 개발이 상당히 진행돼 있어 대형 방송사 사옥이나 여러 개의 촬영 스튜디오, 연습시설까지 한꺼번에 조성할 정도의 넓은 부지를 새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앞으로 개발되는 센텀2지구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센텀2지구는 기존 센텀시티와 연계하면서 영화, 영상, 정보통신, 지식서비스 산업 등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어 대규모 스튜디오나 콘텐츠 제작센터 같은 시설을 조성하기에는 기존 센텀보다 여지가 더 큽니다.
서면은 조금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번화가이고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으며 상업시설과 유동인구가 많습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면 연예기획사 사무실이나 콘텐츠 기업, 팬을 대상으로 한 전시공간, 소규모 공연장, 굿즈 매장 등을 유치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지역입니다. 다만 기존 건물과 상권이 빽빽하게 형성돼 있어 대규모 촬영소나 방송센터를 한꺼번에 지을 수 있는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대신 부전역 주변까지 범위를 넓히면 가능성이 조금 커집니다. 부전역 일대는 향후 철도와 환승 기능을 중심으로 복합개발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교통, 상업, 문화시설을 함께 묶은 콘텐츠 산업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서면은 대규모 제작시설보다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사옥과 공연, 팬 문화, 상업 기능을 담당하는 도심형 콘텐츠 거점으로 개발하는 편이 더 어울립니다.
결국 부산에서 대형 연예기획사나 방송사를 유치하려면 한 지역에 모든 시설을 몰아넣기보다는 역할을 나누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센텀시티에는 방송사와 제작사, 콘텐츠 기업의 본사와 기획 기능을 두고, 센텀2지구에는 대형 촬영 스튜디오와 연습실, 버추얼 스튜디오 같은 공간형 시설을 배치하며, 서면과 부전역 주변에는 공연과 팬 문화, 상업시설을 집중시키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세제 지원과 임대료 지원,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력 양성, 제작비 지원까지 함께 이루어진다면 부산도 수도권과는 다른 형태의 대형 문화 콘텐츠 산업 기반을 만들어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