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당시 만 15세였고 상대방이 20대 후반이었다면, 지금 죄책감이 들거나 “내가 동의한 것 아닌가”라는 혼란이 생기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성년자가 성인에게 의지하던 관계에서 술을 마신 뒤 성관계가 있었다면, 법적으로는 매우 진지하게 검토될 사안입니다.
우선 “그루밍”은 그 자체가 독립된 죄명이라기보다, 성인이 미성년자에게 정서적 의존관계를 만들고 신뢰를 이용해 성적 행위로 나아가게 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 뒤늦게 착취성을 인식하거나, 여전히 상대방에 대한 고마움·죄책감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 감정이 있다고 해서 피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으로는 사건 시점이 중요합니다. 2020. 5. 19. 이후라면 형법 제305조 제2항에 따라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과 19세 이상 성인이 간음한 경우, 폭행·협박이 없고 당시 미성년자가 “신고하지 않겠다”고 말했더라도 미성년자의제강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신 상태가 심해 의사결정이나 저항이 곤란했다면 준강간 여부도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억이 생생하고 대화가 가능했던 상태라면 준강간보다는 의제강간, 또는 관계 형성 과정상 위계·위력 이용 여부가 중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Q2와 관련해, 카카오톡 캡처와 일기도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성관계 표현이 없어도 날짜·시간이 명확하고, “그거”라는 표현의 전후 맥락, 만난 장소, 술을 마신 사실, 사건 직후 감정 기록이 있으면 진술을 보강하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일기에 “관계가 좋았다”는 취지의 표현이 있다면 상대방이 이를 방어자료로 쓸 수 있으므로, 당시 미성년자로서 관계의 의미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고 상대방에게 의존하던 상태였다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Q3의 경우 합의금 액수는 사안별로 크게 달라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합의 여부는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서는 합의가 되었다고 처벌이 당연히 없어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합의가 없으면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사정으로 불리하게 고려될 수 있고, 합의가 있더라도 연령 차이, 음주 경위, 반복성, 상대방이 나이를 알았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남은 카카오톡, 일기 원본, 당시 사진·위치기록·결제내역, 상대방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메시지, 주변에 말한 적이 있다면 그 대화까지 보전하십시오. 사건 연도에 따라 적용 법조와 공소시효 검토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과 안전한 대응을 위해 관련 자료를 지참하시어 가까운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