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쪽과 편하게 쓰는 쪽 사이에서 저는 요금 구조를 알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에어컨은 켜는 순간이 아니라 실내 온도를 목표까지 끌어내리는 처음 삼십 분에 전기를 제일 많이 먹고, 그 뒤 유지 구간에서는 생각보다 적게 씁니다. 그래서 더울 때 껐다 켰다 반복하는 게 오히려 요금이 더 나오고, 이십육에서 이십칠 도로 맞춰 계속 켜두는 게 몸도 편하고 돈도 덜 들었어요.
실제로는 여름에 집에 있는 시간엔 이십칠 도에 선풍기 하나 같이 돌리는 식으로 하루 열 시간 넘게 켜둡니다. 이렇게 해도 한 달 전기요금이 평소보다 사오만 원 늘어나는 정도였고, 그 돈으로 잠 못 자는 밤을 없애는 거라 아깝지 않더라고요. 다만 누진 구간이 있어서 대가족이거나 원래 사용량이 많은 집은 한 단계 위로 넘어가는 순간 요금이 훅 뛰니, 한전 앱에서 이번 달 사용량을 한 번씩 보면서 조절합니다.
난방은 반대로 온도를 낮게 두고 오래 켜는 쪽이에요. 보일러를 이십 도 안팎으로 맞춰두고 외출할 때는 끄는 게 아니라 외출 모드나 두세 도 낮추는 정도로 둡니다. 완전히 식은 집을 다시 데우는 데 가스가 제일 많이 들어가서, 짧은 외출에는 켜두는 게 결과적으로 쌌어요. 그리고 두꺼운 커튼과 문풍지, 따뜻한 실내복이 온도 한두 도를 벌어주는데 이게 가스비 체감을 제일 크게 바꿨습니다.
정리하면 참는 것보다 방식을 바꾸는 쪽이 낫더라고요. 에어컨은 적당한 온도로 오래, 보일러는 낮은 온도로 꾸준히,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사용량 확인. 이 세 가지만 하면 편하게 살면서도 요금이 생각만큼 무섭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