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수박을 드신 후에 변에서 붉은 찌꺼기가 보이는 현상은 아주 흔하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소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수박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식이섬유는 인간의 소화 효소로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 성질이 있습니다. 특히 수박의 과육 부분이나 질긴 섬유질은 소화관을 통과하는 동안 완전히 녹지 않고 그대로 변으로 배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자님과 아이들의 변에서 보이는 붉은 찌꺼기는 대부분 이 수박의 과육 조직이나 섬유질이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Lycopene)을 머금은 채 배출된 것입니다. 특히 평소보다 수박을 많이 드셨거나, 아이들의 경우 소화 기능이 성인보다 미성숙하여 음식물이 좀 더 거친 형태로 배출될 때 이런 모습이 더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이런 경우라면 대변의 다른 이상 증상 없이 단순히 색깔이 붉은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것이므로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수박 섭취를 중단하면 다시 원래의 변 상태로 돌아오게 됩니다.
다만, 다음의 경우에는 주의 깊게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붉은 찌꺼기가 아니라, 변 전체가 선홍색으로 덮여 있거나 붉은 액체처럼 나올 때
변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나거나, 짜장면처럼 아주 검고 끈적한 형태의 변을 볼 때
복통, 발열, 설사가 동반되거나 변의 횟수가 급격히 늘어날 때
이러한 증상이 없다면 수박 섭취 후 나타나는 붉은 찌꺼기는 건강상의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소화 산물입니다. 앞으로도 수박을 드신 후 비슷한 현상이 보인다면 수박 때문이라고 안심하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