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더운 날 맥주를 마시면 금방 취기가 오르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이유는 음식물과 술의 소화 및 흡수 경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 음식물은 분자 구조가 크고 복잡하여 위에서 잘게 부서진 뒤 소장으로 내려가 효소에 의해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같은 작은 단위로 분해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이 분해와 흡수 과정에 최소 2~4시간 이상이 걸리므로 몸에 에너지가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은 소화 과정이 전혀 필요 없는 단순한 화학 구조를 가졌으며, 물과 기름 모두에 잘 녹아 세포막을 쉽게 통과합니다. 이 때문에 알코올은 위벽에서 곧바로 약 20%가 흡수되어 혈액으로 들어갑니다. 위벽을 통과한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불과 몇 분 만에 뇌에 도달하여 중추신경계를 억제하기 때문에 마시자마자 취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나머지 80%도 소장에서 별도 분해 없이 초고속으로 흡수됩니다.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 역시 알코올의 특수한 화학 작용 때문입니다. 우리 뇌는 평소 몸속 수분을 조절하기 위해 소변 배출을 억제하는 '항이뇨호르몬'을 분비합니다. 하지만 알코올이 뇌에 도달하면 이 호르몬의 분비를 강제로 막아버립니다. 소변을 붙잡아두는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신장은 수분 상태와 상관없이 계속 소변을 만들어 방광으로 보냅니다. 이 때문에 마신 맥주 양보다 많은 수분을 배출하게 되며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