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소중한망둥어287
왜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맛있다고 느끼는 정도가 다를까요?
같은 음식을 함께 먹어도 어떤 사람은 정말 맛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별로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입맛의 차이 때문인지, 어린 시절의 식습관이나 경험도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또 같은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는 음식이나 싫어하는 음식이 달라지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사람마다 음식의 맛을 다르게 느끼는 데에는 어떤 요인들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습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임원종 영양사입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맛을 다르게 느끼는 현상은 유전, 환경, 심리 요인이 들어있습니다.
1 )유전 : 미각을 감지하는 혀의 미뢰 갯수와 유전적인 특성이 개인마다 다릅니다. 남들보다 쓴맛이나 단맛을 강하게 느끼는 슈퍼테이스터부터 둔감한 사람까지 선천적인 감각의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맛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후각 수용체의 유전적인 차이 역시 향미를 다르게 인식하게 만듭니다.
2 ) 식습관, 경험 : 그리고 질문하신 것처럼 어린 시절의 식습관과 경험은 입맛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머니의 태내에서부터 양수를 통해서 전달된 맛을 학습하기도 하며, 유년기에 특정 식재료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뇌는 이를 안전하고 친숙한 음식으로 인지해서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3 ) 특정 음식 반응 : 반대로 특정 음식을 먹고 심하게 아팠던 경험이 있다면 뇌가 이를 독으로 간주해서 강한 거부감을 일으키는 맛 혐오 학습이 발생해서 평생 그 음식을 꺼리게 될 수도 있답니다.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변하는 이유는 주로 신체적인 노화와 생리적인 변화 때문입니다.
4 ) 노화 현상 : 인간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서 혀의 미뢰 수와 후각 신경세포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맛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과거에는 강하게 느껴져서 꺼려했던 채소의 쓴맛을 점차 무던하게 받아들이게 되거나, 반대로 둔해진 미각을 자극하기 위해서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새롭게 찾게 되는 것이랍니다.
5 ) 침 분비량 : 노화로 인한 침 분비량의 감소 역시 혀에서 맛 성분이 녹아드는 과정을 방해하여 미각 변화를 촉진을 합니다.
느끼는 맛이란 단지 혀의 물리적인 감각을 더해 평생에 걸쳐서 축적된 식생활의 역사, 그리고 현재의 신체 노화 상태가 맞물려서 뇌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주관적이고 다차원적인 경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금이나마 참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채택 보상으로 44.10AHT 받았어요.
채택된 답변안녕하세요. 이조은 영양전문가입니다.
네. 음식의 맛은 단순히 혀가 느끼는 맛의 차이가 아니라, 유전, 감각기관, 어린 시절 경험, 기억, 문화, 현재의 몸 상태까지 합쳐진 결과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도 생각보다 복잡하죠.
1. 가장 먼저 영향을 주는 것은 '감각 자체의 차이'
사람마다 미각과 후각의 민감도가 조금씩 다릅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을 느끼는 민감도가 달라요.
특히 쓴맛에 민감한 정도는 유전적 차이가 큼
후각이 얼마나 민감한지도 음식의 맛 평가에 큰 영향을 주죠.
침의 양이나 성분, 구강 상태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흔히 "맛"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상당 부분은 후각입니다. 코가 막혔을 때 음식 맛이 밍밍해지는 것도 그래서죠.
예를 들어 같은 커피를 마셔도 어떤 사람은
"향이 진하고 고소하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은
"쓰고 탄 맛밖에 안 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2. 어린 시절의 식습관과 경험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질문하신 것처럼 영향이 큽니다.
어릴 때 반복적으로 먹었던 음식은 익숙해지면서 선호 음식이 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어릴 때 김치를 자주 먹었던 사람은 매운맛과 발효향에 익숙하고, 생선을 자주 먹었던 사람은 생선 특유의 향에 거부감이 적습니다. 된장찌개를 자주 먹었던 사람은 된장 향을 편안하게 느끼기도 하구요.
반대로 어릴 때 특정 음식으로 불쾌한 경험을 하면 그 음식 자체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어린 시절 생선을 먹다가 가시가 목에 걸렸다면, 나중에는 생선 냄새만 맡아도 싫어질 수 있죠. 여기에서 단순한 미각뿐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 음식에 연결되는 현상이 작용하는걸 알 수 있습다.
3. 음식에 대한 '기억'도 맛을 바꿉니다
이게 꽤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엄마가 어릴 때 해주던 음식"이라는 기억이 붙으면 훨씬 맛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음식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먹었던 음식" 처럼 좋지 않은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면 맛 자체가 나쁘지 않아도 싫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 선호에는 맛 + 냄새 + 기억 + 감정이 함께 작용합니다.
4. 문화와 가족의 식습관도 영향을 줍니다
사람은 자기가 자란 환경에서 흔하게 접한 음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김치, 된장, 젓갈, 마늘, 참기름 같은 향이 익숙할 수 있지만, 이런 음식을 거의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문화권에서는 우리가 낯설어하는 향신료나 치즈 등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즉, "맛있다/맛없다"에는 사회적으로 학습된 부분도 꽤 많습니다.
5.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변하는 것도 정상입니다
여기에는 실제 생리적 변화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미각과 후각의 민감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후각이 감소하면 음식의 풍미를 예전처럼 강하게 느끼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면서 음식 취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젊을 때는
"이 음식 너무 짜!" 라고 했던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짠맛을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끼기도 하고,
어릴 때는 싫었던 음식이 나중에는 "이제는 이 맛이 괜찮네." 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예전에는 좋아했던 음식이 어느 순간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6. 호르몬과 몸 상태도 영향을 줍니다
음식 취향은 항상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닙니다.
배고픈 상태인지, 피곤한지, 스트레스를 받는지, 잠을 잘 잤는지 등에 따라서도 음식에 대한 선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가 아주 고플 때는 평소보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이 당길 수 있고, 몸이 피곤하면 달거나 짠 음식이 더 강하게 끌리기도 합니다.
감기처럼 후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음식 맛이 갑자기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7. 음식의 '기대'도 실제 맛에 영향을 줍니다
이건 인간 뇌의 상당히 기묘한 특징입니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유명한 식당의 음식입니다." 라고 들었을 때와 "냉동식품입니다." 라고 들었을 때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음식의 맛을 평가할 때 뇌는 실제로 들어오는 감각 정보와 예상했던 정보를 함께 사용합니다.
그래서 비싼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더 맛있게 느껴지거나, 반대로 "나는 이 음식 싫어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먹으면 실제 맛보다 더 나쁘게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입맛이 다르다"는 말은 꽤 정확하지만, 그 입맛이 왜 다른지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특히 재미있는 건 사람의 음식 취향이 고정된 성격 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릴 때 싫어하던 음식이 성인이 되어 좋아지는 것도 자연스럽고, 예전에는 좋아했던 음식이 나이가 들면서 싫어지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결국 우리가 "나는 원래 이 음식을 싫어해"라고 생각하는 것조차 사실은 유전자 + 학습 + 기억 + 문화 + 그날의 몸 상태가 만들어낸 꽤 복잡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