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다 빠져야 뚫을 수 있다고 생각하셨다면 그 전제부터 뒤집으셔도 됩니다. 압축기, 이른바 뚫어뻥은 오히려 배수구가 물에 잠겨 있을 때 제 힘을 냅니다. 물이 압력을 그대로 전달해 주기 때문이고, 반대로 물이 다 빠진 상태에서 누르면 공기만 새어 나가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물이 찬 상태에서 하면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락스나 배수구 세정제 같은 약품은 고인 물에 희석되어 효과가 사라지고, 나중에 다른 약품과 섞이면 위험합니다. 약품은 물이 어느 정도 빠진 뒤에 쓰시는 게 맞습니다.
아주 천천히라도 빠지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좋은 신호입니다. 딱딱한 이물질이 관을 완전히 막은 것이 아니라, 굳은 기름때가 관 안쪽에 두껍게 붙어 구멍이 좁아진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경우는 도구보다 온도가 잘 듣습니다.
70도에서 80도 정도의 뜨거운 물을 몇 번에 나눠 부어 보세요. 한 번에 왈칵 붓지 마시고 한 컵씩 부으면서 잠깐 기다렸다 다시 붓는 식이 좋습니다. 배수관이 플라스틱이라 팔팔 끓는 물은 이음새를 상하게 할 수 있으니 그 정도까지는 올리지 마세요.
말씀하신 탈수기 결합 구조에서는 압축기를 쓸 때 요령이 하나 있습니다. 탈수기 쪽으로 이어지는 입구를 젖은 수건으로 눌러 막고 나서 누르시면 압력이 배수관 쪽으로만 갑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힘이 기계 쪽으로 새면서 앞선 답변의 걱정처럼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콜라병을 쓰라는 답변도 원리는 같지만 권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유리병은 배수구에 밀착이 잘 안 되고 힘을 주다 깨지면 크게 다칩니다. 굳이 병으로 하시려면 유리 대신 페트병을 쓰시고, 가능하면 몇 천원짜리 압축기를 하나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업체를 부르시기 전 마지막으로 해보실 것은 싱크대 아래 트랩 분해입니다. 배수 호스 중간에 물이 고여 냄새를 막아 주는 통이 있는데, 막힘의 상당수가 여기서 걸립니다. 손으로 돌려 열리는 구조가 많으니 아래에 대야와 수건을 깔고 열어 보시면 원인을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