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가양 대표변호사 부석준입니다.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의 일방적인 매물 등록으로 인해 급하게 이사를 준비하게 되셨는데, 이제 와서 중개수수료까지 부담하라고 하니 심적으로 무척 억울하고 당황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집주인이 미리 상의도 없이 집을 내놓아 불안감을 조성한 점은 분명 집주인의 매너 없는 행동이 맞지만, 법적인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할 때 해당 중개보수료는 안타깝게도 질문자님(임차인)이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계약서상 특약사항입니다. "임차인의 사정으로 전출 시 중개보수료를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이 명시되어 있다면, 이는 민법이나 관습보다 우선하여 적용되는 당사자 간의 약속입니다. 비록 집주인이 먼저 집을 내놓았다고는 하나, 질문자님께서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만기(3월 24일)보다 약 2달 앞서(1월 30일) 이사를 나가기로 결정한 것은 법적으로 볼 때 임대인이 강제로 내보낸 것이 아니라 질문자님의 선택, 즉 '임차인의 사정'으로 분류될 여지가 큽니다. 집주인이 집을 내놓았더라도 질문자님은 3월까지 거주할 권리가 있었음에도, 불안감에 미리 집을 구하고 나가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협상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습니다. 만기까지 불과 2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셔야 합니다. 정상적으로 3월 만기에 나갔다면 어차피 집주인이 지불해야 했을 중개수수료를, 단지 2달 일찍 나간다는 이유로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십시오. 특히 "집주인이 상의 없이 12월 입주 가능 매물로 올려놓아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된 원인(귀책사유)이 있지 않느냐"고 강력하게 어필하시면서, "내가 2달 일찍 비워줌으로써 집주인도 새로운 세입자나 매수인을 더 빨리 구할 수 있는 이득을 보니, 수수료는 집주인이 내거나 최소한 반반 부담하자"고 협의를 시도해 보시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