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게나 새우 같은 갑각류가 열을 받으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이유는, 평소 단백질에 갇혀 있던 붉은색 천연 색소인 아스타잔틴이 열에 의해 단백질이 파괴되면서 제 색깔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해 드릴게요.
게와 새우의 몸속에는 아스타잔틴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자 붉은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계 색소가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있을 때는 이 아스타잔틴 색소가 크루스타시아닌이라는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해 있습니다.
단백질이 아스타잔틴 분자를 꽉 감싸며 비틀어 놓으면, 색소가 흡수하고 반사하는 빛의 파장이 달라집니다. 그 결과 원래는 붉은색이어야 할 색소가 짙은 청록색, 검푸른색, 회갈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이는 자연 상태에서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한 유용한 위장색 역할을 합니다.
게나 새우를 뜨거운 물에 삶거나 불에 구우면 열 에너지는 아스타잔틴을 감싸고 있던 크루스타시아닌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파괴시킵니다. 단백질 구조가 풀어지면서 그동안 꽉 쥐고 있던 아스타잔틴 색소를 밖으로 놓아주게 됩니다.
단백질은 열에 약해 쉽게 변성되지만, 아스타잔틴 색소 자체는 열에 매우 강해서 고온에서도 파괴되지 않고 형태를 유지합니다. 단백질의 구속에서 벗어난 순수한 아스타잔틴은 원래 자신이 가진 빛 흡수 특성을 되찾아 푸른빛과 초록빛을 흡수하고, 밝은 주황색과 붉은색 파장의 빛을 반사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익힌 게나 새우가 선명한 붉은빛으로 변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