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주신 내용 잘 확인해 보았습니다.
같은 쌀이라도 조리 방식과 보관 온도에 따라서 밥맛이 갈리는 원인은 쌀 전분의 화학적인 구조 변화인 호화와 노화에 있습니다.
쌀의 주성분인 베타-전분은 단단하고 규칙적인 결정 구조를 지녀서 소화되기는 어렵지만, 물을 붓고 가열하게 되면 수분을 머금고 팽창해서 부드럽고 찰기 있는 알파-전분으로 풀리는 호화 상태가 됩니다. 갓 지은 밥이 촉촉하고 달짝지근한 이유가 전분이 완벽하게 호화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압력솥과 일반 전기밥솥의 차이도 여기서 출발하게 됩니다.
대기압보다 높은 압력을 가하는 압력솥은 물의 끓는점을 120도 안팎까지 끌어올려서 고온, 고압으로 쌀알 내부 깊숙한 곳까지 수분을 밀어 넣습니다. 그 결과 전분이 더 조밀하게 분해되니 찰기와 단맛이 강해지게 됩니다. 반면에 100도 내외에서 익히는 일반 밥솥은 쌀알 외형이 덜 무너져서 고슬고슬하고 담백한 식감을 냅니다.
냉장 밥 보다 냉동 밥을 데웠을 때 더 맛있는 현상도 근거가 있습니다.
알파-전분이 식으면서 다시 딱딱한 베타0전분 구조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노화라고 부르는데, 전분의 노화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온도가 0-4도 내외의 냉장실 환경이랍니다. 밥을 냉장 보관하시면 수분이 빠져나가며 전분이 빠르게 굳어버리고, 이런 과정에서 한 번 변형된 결정 구조는 전자레인지로 다시 데워도 원래의 찰기를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해서 푸석해집니다. 반면에 영하 18도 이하의 냉동실에 넣으면 전분이 노화 온도를 순식간에 통과하면서 수분과 함께 그대로 동결이 됩니다.
노화가 일어날 틈 없이 상태가 보존되니, 해동해서 데웠을 때 갓 지은 밥에 가까운 윤기와 부드러운 식감을 되찾게 됩니다.
조금이나마 참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