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확인했습니다. 빨간 선으로 표시하신 부위, 즉 새끼손가락 외측면에서 손목 척골 돌기(ulnar styloid process) 주변까지의 범위가 증상 부위임을 확인했습니다.
증상의 구조를 정리하면 세 가지 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척골 쪽 손목의 기계적 통증과 클릭음, 둘째는 손 파지력 저하 및 손날 쪽 통증, 셋째는 네째·새끼손가락으로 방사되는 찌릿한 감각 이상입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 단순 타박이나 근육통과 구별되는 핵심입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구조물은 삼각섬유연골복합체(Triangular Fibrocartilage Complex, TFCC)입니다. 이 구조물은 척골 돌기 기저부에서 손목 척골 측을 안정화하는 섬유연골 및 인대군으로, 고중량 벤치프레스 시 바벨을 척골 쪽으로 과도하게 지지하는 자세에서 손상되기 쉽습니다. 손목 회전(전완 회내·회외)이나 파지력 발휘 시 척골 측 통증이 재현되고 클릭음이 동반되면 TFCC 손상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신경학적 증상입니다. 네째·새끼손가락으로의 방사통과 찌릿한 감각은 척골신경(ulnar nerve) 분포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손목 부위에서 척골신경이 지나가는 기욘관(Guyon's canal)이 외상 후 부종이나 주변 조직 변화로 압박을 받으면 이런 증상이 나타납니다. 운동 직후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손날 바깥쪽이라는 위치적 일치성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갈고리뼈(hamate) 골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손바닥 쪽 새끼손가락 기저부 안쪽에 위치한 갈고리뼈의 갈고리 돌기(hook of hamate)는 고중량 바벨 운동 시 직접 압박이나 충격으로 골절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척골신경이 인접해 있어 유사한 신경 증상이 동반됩니다. 일반 X선에서 잘 보이지 않아 놓치기 쉬운 골절이기도 합니다.
현재 소염 겔 도포와 안정을 취하고 계신 것은 적절한 응급 처치이나,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단순 염좌나 힘줄 염증으로 자기 진단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척골신경 압박이 지속되면 손 내재근 약화나 감각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주 내로 정형외과(손·손목 전문 또는 스포츠의학과)를 방문하시어, 기본 X선 촬영으로 골절 여부를 확인하고 임상 진찰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필요 시 TFCC 손상 평가를 위한 손목 MRI와 신경 전도 검사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지금 즉시 응급실을 가야 하는 상황은 아닙니다만, 신경 증상이 악화되거나(손가락 감각 둔화, 파지력 현저한 저하) 부종·멍이 급격히 심해지면 그때는 지체 없이 내원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