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이면 면역 체계가 아직 성숙 중인 시기라 이런 양상의 열성 감기가 꽤 흔합니다. 현재 상황을 정리해 드리면, 목감기가 기저에 있던 상태에서 차가운 공기 노출 후 발열이 이틀째 지속되고, 기침 증가와 쉰 목소리가 동반된 것으로 보아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흔히 말하는 크룹 또는 후두염성 감기)의 전형적인 경과에 해당합니다.
쉰 목소리와 기침이 함께 나타나는 건 후두 점막까지 염증이 내려온 신호인데, 이 나이대에서는 특히 크룹(바이러스성 후두기관기관지염)이 흔하게 발생합니다. 크룹의 경우 낮보다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특성이 있고, 심해지면 '컹컹' 하는 특유의 기침과 숨을 들이쉴 때 그렁그렁한 소리(흡기 시 천명)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밥도 잘 먹고 컨디션이 양호하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열이 38도선에서 해열제에 잘 반응하고 있고, 수분 섭취와 식욕이 유지된다면 당장 응급실을 가야 할 위중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토요일 오전 병원 방문 전까지, 아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가시길 권드립니다. 숨을 들이쉴 때 목이나 가슴이 쑥쑥 당겨지는 것처럼 보이거나, 입술이나 손톱 주변이 파래지거나, 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보채거나, 38.7도 이상 열이 해열제에도 떨어지지 않거나, 숨을 쉴 때 이상하게 빠르거나 힘들어 보이는 경우입니다.
내일 진료 시에는 크룹 여부, 기존 복용 중인 목감기 약과의 조합, 그리고 필요시 스테로이드 단기 처방 여부를 담당 선생님께서 판단해 주실 겁니다. 오늘 밤은 실내 습도를 60% 내외로 유지해 주시고, 열이 오르면 체중에 맞는 해열제를 일정 간격으로 사용하시면서 수분 보충 신경 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