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방이 최후의 수단인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우리 몸이 생존을 최우선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이 에너지를 쓰는 순서는 혈중 포도당,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Glycogen), 근육 단백질, 지방 순입니다. 굶기 시작하면 혈당이 떨어지고 글리코겐이 가장 먼저 소모되는데, 이것이 약 하루 치 분량밖에 되지 않습니다.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뇌는 여전히 포도당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몸은 근육 단백질을 분해해서 포도당을 만드는 과정인 당신생합성(Gluconeogenesis)을 가동합니다. 이것이 근육이 빠지는 핵심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방을 먼저 쓰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기실 텐데, 지방은 포도당으로 직접 전환되지 않습니다. 지방산은 분해되어 케톤체(Ketone Body)라는 형태로 에너지원이 되는데, 뇌가 케톤체에 완전히 적응하는 데는 수일에서 수주가 걸립니다. 그 적응 기간 동안 뇌에 포도당을 공급하기 위해 근육이 희생되는 것입니다. 지방이 에너지로 활발히 동원되려면 충분한 적응 시간과 함께 인슐린 수치가 낮게 유지되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굶었다가 먹으면 바로 체중이 불어나는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됩니다. 굶는 동안 빠진 체중의 상당 부분은 지방이 아니라 글리코겐과 수분입니다. 글리코겐 1g은 물 3g에서 4g을 함께 저장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어 글리코겐이 보충되면 수분도 함께 돌아와 체중이 급격히 회복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재 하고 계신 먹으면서 운동하는 방식이 훨씬 옳은 접근입니다.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늘리는 것, 즉 체성분 재구성(Body Recomposition)은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가능합니다. 50대 여성의 경우 폐경 전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근육 합성 효율이 젊을 때보다 낮아지기 때문에 단백질을 충분히 드시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체중 1kg당 하루 1.2g에서 1.6g의 단백질 섭취가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굶는 다이어트는 단기 체중 감량 효과는 있지만 근육 손실, 기초대사량 저하, 요요 현상의 세 가지 문제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만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체성분을 오히려 나쁘게 만드는 방향입니다. 지금처럼 꾸준히 드시면서 운동하시는 방향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