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된장찌개나 라면 국물이 끓을 때 순식간에 거품이 솟구쳐 넘치는 이유는 국물 속 단백질과 전분이 수증기 방울을 감싸는 질기고 탄력 있는 거품막을 형성하고, 국물의 점도를 높여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두기 때문입니다.
콩, 고기, 면발 등에서 나온 단백질은 가열되면 원래의 접힌 구조가 풀리는 열변성이 일어나는데, 구조가 풀린 단백질 분자들은 친수성 부분과 소수성 부분을 동시에 가집니다. 이 분자들이 수증기 방울과 국물 사이의 경계면에 정렬하면서 일종의 자연 천연 표면활성제 역할을 합니다. 이 단백질 막이 수증기 방울의 표면을 얇고 질기게 감싸 안기 때문에, 방울이 표면에 도달해도 터지지 않고 형태를 오래 유지합니다. 또한, 라면의 밀가루나 된장의 콩에서 흘러나온 전분은 끓는물 속에서 물을 흡수하여 부풀어 오르는 호화 현상을 일으킵니다. 전분이 풀어진 국물은 끈적끈적한 점도가 높아져, 거품이 터지려면 거품 벽을 이루는 액체가 아래로 빠져나가야 막이 얇아져 터지는데, 점도가 높아진 국물은 액체의 이동이 둔해져 거품 벽이 잘 얇아지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됩니다.
즉, 순수한 물은 수증기 방울이 표면에 도달하자마자 표면장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서 수증기가 공기 중으로 즉시 빠져나가지만, 찌개나 라면 국물은 질긴 단백질 막과 끈적한 전분 성분이 수증기를 가두어 촘촘한 거품 탑을 만들어, 이 거품 층이 냄비 상부를 뚜껑처럼 막아버리기 때문에, 바닥에서 계속 분출되는 수증기 압력이 거품 탑 전체를 순식간에 냄비 밖으로 밀어 올리게 됩니다.